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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다른 건축물의 독특한 외관 복제하면 감옥갈 수도

중앙일보 2021.01.18 14:00

[더,오래] 손유정의 알면 보이는 건설분쟁(15)

문연지 씨는 SNS에서 고양이 형상을 한 독특한 외관의 펜션을 보고, 숙박 예약을 했습니다. 문 씨는 며칠 동안 펜션에 머물면서 건물 외관·내부 디자인에 사로잡혔고, 서해안 쪽에 그와 같은 형태의 펜션을 신축하는 것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문 씨는 건축사를 만나 설계를 의뢰했고, 그 과정에서 법무법인에 유사한 형태로 건축하는 것이 가능한지 문의했습니다. 
 
건축 설계에도 저작권
저작권법에 따른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의미합니다. 저작권법에서는 ‘건축물·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 그 밖의 건축저작물’이 저작물의 예시에 해당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건축물 또는 건축설계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이 되려면 창작성이 요구되는데, 이는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작품이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라 작가의 사상이나 감정 등을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 방법에 따라 나타낸 것이어야 창작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이 되려면 창작성이 요구되는데, 이는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 pxhere]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이 되려면 창작성이 요구되는데, 이는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 pxhere]

 
법원은 건축 저작물의 경우 기능적 요소에 대해서는 저작권의 보호를 제한해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주거성·실용성 등을 높이기 위한 기능적 요소가 창작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작권의 보호를 제한합니다. 대신 기능적 요소 이외의 요소를 갖추어 건축물을 이루는 전체 외관에 창작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 저작물을 인정합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단순한 사각형 건물이나 주택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디자인이기에 설계자의 사상이나 감정이 표현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문 씨가 건축하고자 하는 건축물은 건물이 고양이 형상이었습니다. 고양이의 눈이 둥근 창문으로, 고양이의 입, 머리, 몸통 부분과 다리 부분에 설계자의 개성적인 표현이 나타나 있었습니다. 즉 해당 건축물은 고양이 형상의 독특한 입면을 가진 개성이 있는 건축물이기에, 건축물의 창작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건축설계의 저작자는 이에 관한 지적재산권을 가집니다. 구체적으로는 저작물을 복제할 권리, 공연할 권리, 공중송신할 권리, 전시할 권리, 배포할 권리, 대여할 권리, 2차 저작물을 작성해 이용할 권리를 가집니다.
 
저작권법에서 정의하는 복제는 인쇄·사진촬영·복사·녹음·녹화와 그 밖의 방법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건축물의 경우 그 모형 또는 설계도서에 따라 이를 시공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도안 내지 도면 형태로 돼 있는 저작물을 입체 조형물로 제작하는 것도 복제에 포함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그렇기에 문 씨가 고양이 펜션을 모방해 동일한 건축물을 건축하는 경우에는 원창작자의 복제권을 침해한 것이 됩니다.
 
저작권법은 지적재산권을 복제 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는 벌칙조항을 마련하고 있다. [사진 pixabay]

저작권법은 지적재산권을 복제 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는 벌칙조항을 마련하고 있다. [사진 pixabay]

 
건축물의 저작권자는 침해자에 대해 어떠한 조처를 할 수 있을까요? 저작권의 침해를 당한 저작권자는 침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적 청구뿐만 아니라 형사적인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법은 지적재산권을 복제 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에 대하여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는 벌칙조항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는 침해자를 상대로 침해의 정지를 구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작권법은 권리를 침해한 자가 그 침해행위 때문에 이익을 얻은 때에는 그 이익을 저작재산권자 등이 받은 손해액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작재산권자가 권리의 행사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손해로 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문 씨로서는 동일한 형태의 고양이 건물을 시공한다면 저작권자로부터 고발과 함께 손해배상을 당할 위험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 씨와 같이 독특한 건물의 외형이나 실내디자인을 참조 내지 복제해 건축하려는 건축주는 해당 건축물, 인테리어가 저작물로 보호되는 저작물인지를 검토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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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유정 손유정 변호사 필진

[손유정의 알면 보이는 건설분쟁] 법원과 대형 로펌에서 건설 사건을 수행한 현직 변호사. 집 한 채 지으면 10년을 늙는다고 한다. 은퇴 이후 평생을 모은 자산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상가건물 내지 주택 신축을 계획하는 건축주들이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있어도, 전문지식과 경험이 없다면 소위 ‘전문가’들에게 코 베이기가 매우 쉬운 현실이다. 직접 수행하였던 건설, 부동산에 관한 민사, 형사, 행정 사건을 소개하여 이에 대한 대응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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