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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日 혼인 70년만 최대 감소…'AI 매칭' 까지 꺼냈다

중앙일보 2021.01.18 11:4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일본 내 혼인 건수가 1950년 이후 70년 만에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산케이 신문이 18일 보도했다. 혼인 감소는 향후 저출산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부가 실효성 있는 ‘결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본 내에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0월 혼인 건수, 전년 대비 13.3% 급감
코로나로 만남 줄고 결혼식 미루는 분위기 영향
日 정부, AI 활용 만남 주선하는 지자체에 보조금

지난달 8일 일본 도쿄에서 결혼을 앞둔 커플이 웨딩사진을 찍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8일 일본 도쿄에서 결혼을 앞둔 커플이 웨딩사진을 찍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 후생노동성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일본 전체의 혼인 건수는 42만 4343건으로 전년 동기 48만 9301건에 비해 13.3% 급락했다. 11~12월도 비슷한 수치가 나올 경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던 1950년(15%)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의 혼인 건수는 2000년대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새 연호인 '레이와(令和)'로 바뀐 2019년엔 일시적으로 '결혼 붐'이 일면서 3.3% 늘었다. 그랬던 것이 코로나19의 직격으로 1년 만에 대폭 감소한 것이다. 정부의 '소자화'(저출산) 정책 담당자는 "코로나19로 결혼으로 이어지는 만남 자체가 줄었고, 결혼식을 올리기 힘든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집권 자민당의 저출산대책 특별위원회는 지난해 말 혼인 건수 감소와 관련해 "중기적으로 출산율과 출생아 수가 크게 감소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2021년도 예산안에서 '결혼 대책' 관련 항목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1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결혼 대책으로 적극 추진하는 것이 AI (인공지능)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매칭 시스템'이다. 만남을 원하는 사람이 지방자치단체의 결혼지원 센터에 회원등록을 하면, AI가 회원 가운데 '잘 맞는 상대'를 찾아 추천해준다.
 
일본 내각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 일본 지자체 중 이런 시스템을 활용 중인 곳은 19개 현이다. 2015년부터 결혼지원 센터를 운영해온 에히메(愛媛県)현의 경우, 빅데이터를 활용하면서 추천 상대와 만날 확률이 13%에서 29%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올해부터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는 지자체에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으로 20억엔(약 212억원)을 확보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신혼부부들을 위해 신혼집 임대료와 이사비용에 대한 정부 보조금도 늘린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주오대 야마다 마사히로(山田昌弘) 교수는 산케이 신문에 "코로나19가 수습되면 혼인율은 어느 정도 회복되겠지만 경제적인 불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청년들의 경제 상황을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책"이라고 말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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