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4일 서울 한 학원이 개최한 2021 대입전략 설명회에서 학부모가 정시모집 배치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68개교 중 53곳 경쟁률 3대1 안 돼
1인당 세번 지원, 100% 충원 힘들어
전원 장학금 등 혜택도 효과 없어
“지방대 붕괴 시작, 지역 소멸 위기”
광주 모든 대학이 3대 1 미달…전남 경쟁률 '최저'

2021 정시모집 경쟁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분석 대상 187개 대학교 중 절반에 가까운 90개교(48%)가 경쟁률 3대 1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시모집에선 수험생 1인당 3곳까지 원서를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입시 전문가들은 경쟁률이 3대 1에 못 미치는 곳을 '사실상 미달'로 간주한다. 다른 대학에 중복 합격한 학생이 빠져나가는 것을 고려하면 모집 정원의 3배 이상이 지원해야 학생을 안정적으로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경쟁률 3대 1에 미치지 못한 대학 중 상당수가 추가로 충원 모집을 했지만 100% 충원에 실패했다.
특히 영·호남 지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분석에 포함된 영·호남 지역 대학 68개교 중 53곳(78%)이 경쟁률 3대 1 미만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경우 분석 대상 10개교가 모두 3대 1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3.11대 1이었던 국립 전남대조차 2.7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지역별 평균 경쟁률은 전남(1.73), 광주(1.91)가 2대 1도 되지 않는 수치를 보였고, 경남(2.11), 경북(2.12), 부산(2.43), 전북(2.68) 등이 모두 저조했다. 이어 강원(3.20), 충남(3.42), 경기(4.87), 서울(5.04) 등 수도권으로 올라올수록 평균 경쟁률이 높아졌다.
절박한 지방대, '입학만 하면 아이폰' 유인책까지 내걸었지만…

광주 한 대학이 최초 합격 후 등록자에게 '아이폰'을 주겠다고 내걸었다. 홈페이지 캡처
미달 대학들은 향후 충원 모집에서도 학생을 채우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전북의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이 없는데 충원 대책이 있겠느냐”며 “대입 경쟁률이 계속 떨어지니 차라리 재수해서 서울 간다는 학생이 많아 충원도 막막하다”고 말했다.
'대학 붕괴' 시작…"고교생만으로 운영하는 시대 끝나"

지난해 8월 재정난 등으로 폐교한 동부산대 전경. 중앙포토
배 교수는 “이제 고등학생만 받아 대학을 운영하는 시대는 끝났고, 직장인과 외국인으로 대상을 확 넓혀야 한다”며 “지역마다 취업자 업무 능력을 높이고, 퇴직자를 재교육하는 기관으로 바꿔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 대학을 살리려면 수도권 대학도 '고통 분담'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서울권 대학이 학생을 흡수하면 지방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 대학의 정원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대한 '역차별'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정원을 줄이는 대신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수도권 대학은 연구중심 대학으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남윤서·남궁민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