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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의사는 특별히 더 윤리적이어야 한다

중앙일보 2021.01.17 18:39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15일밤 댓글에 달린 딸 민씨의 국시 합격 축하글을 다음날 오전 비공개처리했다. [조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15일밤 댓글에 달린 딸 민씨의 국시 합격 축하글을 다음날 오전 비공개처리했다. [조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의사는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 직군으로 존경받아와
조국 딸 의사면허 취득자격 논란..부산대 빨리 판단내려라

 
 
 
1.
200년전 민주주의를 연구한 존 스튜어트 밀은‘훌륭한 정치인’을‘의사’에 비유했습니다.  
 
민주주의가 성공하기위해서는 ‘다수의 횡포가 우려되는 직접민주주의’보다 ‘훌륭한 정치인이 유권자를 대표하는 대의 민주주의’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입니다.
 
‘훌륭한 정치인’은 민주주의 성공을 위한 필수요건인데, 이들에게 주권을 맡기는 것은 마치 ‘환자가 의사에게 생명을 맡기는 것’과 같이 유용하다는 겁니다.  
 
2.
훌륭한 정치인을 의사에 비유한 것은 전문성과 직업윤리에 대한 믿음 때문입니다.  
 
돌팔이보다 의사에 맡겨야 병을 치료하는 것처럼, 변덕스런 유권자보다 전문적이고 도덕적인 정치가에 맡겨야 민주주의가 성공한다는 비유입니다.  
 
의사들은 예로부터 전문성과 직업윤리를 인정받아온 직군입니다. 그런 신뢰를 받기위해 의사들은 2500년전 그리스에서 만든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지금도 외칩니다.  
이를 믿기에 환자들은‘선생님’이란 극존칭으로 부릅니다.  
 
3.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조민)이 의사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은 그래서 정치적으로 따질 문제가 아닙니다.
 
‘환자의 신뢰’라는 차원에서 매우 신중하게, 명확하게 다뤄져야 합니다.  
가장 객관적인 판단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법과 절차에 충실히 따르는 겁니다.  
 
4.
문제가 되는 것은 의료법에 따른 의사면허취득자격 ‘의대나 의학전문대학원 졸업자’입니다.  
 
조민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정경심 재판에서 ‘조민이 입학 당시 사용한 7개 경력증명서가 모두 허위’라는 판결이 났습니다.  
 
이에 따라 조민의 입학을 취소할지 여부를 대학이 결정해야 합니다. 취소될 경우 의사 자격도 박탈당하게 됩니다.  
 
5.
부산대학은 ‘정경심 재판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확정판결을 기다리겠다는 걸 하지말라고 할 수는 없지만..지나친 눈치보기란 느낌입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감사결과 부정이 확인되자마자 입학취소된 경우와 비교됩니다. 입시비리는 그만큼 민감합니다.  
 
6.
답답한 마음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의사면허증과 가운을 찢어버리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했답니다.
 
많은 의사들이 비슷한 심경이라 짐작됩니다. 환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 와중에 의료진에 대한 신뢰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부산대학은 부정입학 여부를 판단해야하는 책임을 미뤄선 안됩니다.
 
〈칼럼니스트〉
2021.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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