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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애플의 중대발표 열어보니 ESG…빅테크, ESG 경쟁 이유

중앙일보 2021.01.17 09:00
애플·카카오 등 국내외 IT 기업들이 신년 경영 화두로 ESG를 제시하고 있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통칭하는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경영 활동 전반에 사회적·윤리적 가치를 연동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도 테크 기업들이 ESG를 잇따라 선언하는 이유가 뭘까.

 

무슨 일이야?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3일 미 CBS 방송에 나와 "흑인대학과 협력해 전국에 학습 허브 100여 곳을 설립하는 등 인종차별 해소를 위해 1억달러(약 1098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CBS에서 "내일 애플이 중대 발표(big announcement)를 할 것"이라고 예고하자, 애플카 등 핵심 사업 관련 뉴스가 나오리란 기대가 컸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팀 쿡이 선포한 중대 발표란 'ESG 경영'.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AP]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AP]

· 14일 폐막한 CES 2021에서도 ESG는 주요 키워드였다. 삼성전자는 ▶세탁기·건조기 등에 들어가는 물과 전기를 아끼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고 ▶모든 TV 포장 박스를 추후 소형 가구나 고양이 집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에코 패키지'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는 AI와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AIoT' 기술을 선보이며 "AI가 삶을 개선하고 기후 변화를 막는 데 쓰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테크 기업의 ESG는 어떻게 달라?

· 테크 기업들은 자사의 혁신 기술을 기업이 직면힌 문제 뿐 아니라, 사회·환경 문제에 동시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구글·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ESG 관련 활동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 구글은 지난해 7월 '탄소 제로 에너지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10년간 50억달러(약 5조4950억원) 이상을 투자해, 5기가와트 규모의 태양열·풍력 등을 확보하겠다는 것. 애플은 회사 홈페이지에서 ESG 관련 활동을 비중있게 소개한다. 2021년부터 경영진 보너스를 책정할 때 이들의 ESG 관련 성과를 반영한다. 친환경 활동, 다양성 증진, 기기 보안 등과 관련한 6가지 가치를 제고하는 활동을 정량 평가하겠다는 것.
· 국내 IT 기업들도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회사는 이용자 정보보호와 디지털 책임을 담은 '인권경영문', AI 기술을 개발할 때 공공선을 지키겠다는 내용을 담은 '알고리즘 윤리 헌장'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네이버 역시 지난해 10월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통칭하는 ESG를 국내외 테크기업들도 앞장서서 실천하고 있다. [셔터스톡]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통칭하는 ESG를 국내외 테크기업들도 앞장서서 실천하고 있다. [셔터스톡]

 

왜 하필 지금 ESG야?

·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도 ESG 경영을 촉진한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기후 변화 등 인류 전체가 당면한 과제는 단일 정부나 기구,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역할이 더 커지는 것.

· 고노카미 마코토 도쿄대 총장은 지난달 '도쿄포럼 2020'에서 "코로나, 기후 변화 같은 전대미문의 위기에서 빅 데이터를 활용해 에너지 저감, 환경 보호 방안을 찾아내면 인간의 행동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이경묵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지난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앞으로 모든 투자·인수 결정에 ESG를 검토 기준으로 삼겠다'고 발표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ESG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아무리 잘나가는 기업이라도 주가도 떨어지고 투자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ESG는 CSR이랑 비슷한 것 아니야?

·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며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러나 ESG는 그 활동과 결과를 정량적으로 산출, 평가하는 게 특징. CSR이 소비자·지역 사회와 긍정적인 역할을 해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시킨다면, ESG는 환경·사회·지배구조 변화를 기업의 주요 경영 활동에 연동시킨다.
· 금융위원회는 14일 기업공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ESG 정보를 담은 지속경영가능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환경 관련 기업의 대응 계획, 노사 관계, 양성 평등 등과 관련한 개선 사항을 담고 있다.
· 다우존스·피치 등 전세계 금융정보기관·리서치 기업들도 'ESG 지수'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순위를 매기거나 ESG 우수 기업을 발표한다. 이경묵 서울대 교수는 "온실 가스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기업 지배구조는 얼마나 투명한지 등을 점수로 매기기 때문에 'ESG를 잘한다'는 메시지만 강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ESG와 CSR어떻게 다른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SG와 CSR어떻게 다른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더 알아야할 것

· ESG는 CEO가 직접 나서서 챙기는 경우가 많다. 카카오는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직접 ESG위원회를 이끌기로 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기후 위기 대응 기금 100억달러(약 11조원)를 조성하며 제프 베이저스 CEO 이름을 따 '베이저스 어스 펀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 ESG 투자, ESG 채권도 올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SG 채권이란 지속가능 경영에 쓰일 자금 발행을 위한 채권.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달하는 자금의 용도, 자금 관리 사후 공시 등이 ESG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2022년까지 ESG 투자를 전체 기금 자산 절반 수준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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