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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정주영, 일론 머스크…‘운수대통’한 거부의 조건

중앙일보 2021.01.16 08:00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69)

 
“똑~똑~똑또르~똑.” 시골 마을에 스님이 찾아와 탁발을 한다. 부엌에 있던 아낙이 부리나케 쌀을 푸더니 달려 나와 스님에게 보시하고 두 손 모아 합장한다. 돌아서려 하는데, “저 아이는 명이 짧은 아이요. 부처님한테 맡겨야 명대로 살 수 있소.” “아이고 스님, 그게 무슨 말씀이오. 아니 자세히 말씀 좀”하고 붙잡는다. 그러나 노승은 휑하니 발걸음을 돌려 안개처럼 사라지고 만다. 마당에 뛰놀던 사내아이를 두고 한 말이다. 사주팔자였을까 운명이었을까. 예전에는 이런 인연으로 한세상을 파르라니 머리 깎고 청춘을 불사르며, 산 중에서 살다간 스님도 있었다.
 
그 노승의 예언처럼 타고난 운명대로 살아야 할까. 아니면, 운명을 개척하며 살아가야 할까.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얼마 전 나이 든 태국 어부가 해변에 밀려온 이상한 물체 하나를 주웠다. 전문가에게 확인했더니, 금보다 훨씬 더 귀하다는 100㎏짜리 용연향이었다. 시가 약 35억 원으로 그 어부는 집에 도둑이 들까 잠을 못 이룬다고 한다. 용연향은 수컷 향유고래의 토사물로 최고급 향수 재료이다.
 
아버지 농사일을 돕던 소년은 흉년이 들어 살기 어려워지자 서울로 가 쌀 도매상 점원으로 일하며 주경야독한다. 성실한 그를 눈여겨 본 주인은 나중에 가게를 그에게 넘긴다. 현대 정주영 씨의 젊은 날 얘기다. [사진 pxhere]

아버지 농사일을 돕던 소년은 흉년이 들어 살기 어려워지자 서울로 가 쌀 도매상 점원으로 일하며 주경야독한다. 성실한 그를 눈여겨 본 주인은 나중에 가게를 그에게 넘긴다. 현대 정주영 씨의 젊은 날 얘기다. [사진 pxhere]

 
강원도 산골에서 아버지 농사일을 돕던 한 소년이 있었다. 아무리 봐도 전망이 없어 보여 가출을 한다. 가출 후 첫 일자리는 철도 공사판. 장손이 이러면 안 된다는 간곡한 아버지 설득에 고향으로 돌아간다. 흉년이 들어 살기 어려워지자 쌀 판 돈을 훔쳐 다시 서울로 온다. 부기 학원에 등록하고, 복흥상회라는 쌀 도매상 점원으로 일하며 주경야독한다. 성실한 그를 눈여겨본 주인은 나중에 가게를 그에게 넘긴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젊은 날 얘기다. 불가능하다, 선례가 없다, 선진국도 못했다는 말에 “임자, 해보기는 했어”라는 명언을 남겼다.
 
태국 어부와 강원도 산골 소년 중에 누가 더 운 좋은 사람일까. 일확천금을 얻은 어부일까. 그는 한평생 어부로 고만고만한 삶을 살았을 뿐 다이내믹한 도전과 그에 따른 열매와 희열은 없었다. 반대로, 한평생 불가능에 도전하면서 운을 자신에게 끌어모았던 산골 소년, 그의 삶이 훨씬 낫다. 동서양을 불문, 운을 끌어모으는 방법은 같다. 무엇인지 알아보자.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갈림길에 선다. 그때 이 길인지 저 길인지 선택을 해야 한다. 그 수많은 작은 선택이 모여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짓는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고, 둘러싸고 있는 환경,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지, 시간을 쓰는 방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등이 그 선택을 결정한다. 이런 것들이 작용해 내린 크고 작은 선택의 집합이 운을 결정하는 요소이다. 즉, 운은 자신의 타고난 사주팔자와는 무관하다.
 
그렇다면 실패는 하면 안 된다는 말인가. 아니다. 직선 길은 없다. 때로 울퉁불퉁하고 때로는 커브 길을 돌고 돌아서 목적지에 도달한다. 어떤 일에 완벽한 타이밍은 없다. 완벽한 준비를 위해 기다리면 안 된다. 한두 개 빠진 게 있더라도 일단 시작한 다음 보완해 가는 것이다. 빠른 결단, 속도가 중요한 세상이다.
 
주위에 성실하고 좋은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그런 사람이 괜히 오겠는가. 잘 베풀고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넉넉하고 너그러운 사람이 인복이 있다. 내 것 먼저 챙기기보다 남을 먼저 도와주자. [사진 pxhere]

주위에 성실하고 좋은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그런 사람이 괜히 오겠는가. 잘 베풀고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넉넉하고 너그러운 사람이 인복이 있다. 내 것 먼저 챙기기보다 남을 먼저 도와주자. [사진 pxhere]

 
세상에 큰 성취를 한 사람은 모두 자신감 있고 낙관적이다. 비관적이고 반대만 하는 사람은 운이 피해 간다. 건물을 지으려면 설계도가 필요하듯, 운을 키우려면 먼저 계획하고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리고 행동해야 한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정주영 명예회장 등은 모두 과감한 행동파였다.
 
주위에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 모여야 한다. 삼성반도체는 세계적인 인재가 모여 만든다. 그런 사람이 괜히 오겠는가. 잘 베풀고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넉넉하고 너그러운 사람이 인복이 있다. 내 것 먼저 챙기기보다 남을 먼저 도와주자. 후일 그 선행의 카르마가 보상해준다.
 
그리고 내일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복권에 당첨되려면 먼저 복권을 사야 하듯, 매사 똑같다. 그냥 일이 되지 않는다. 네트워크와 좋은 팀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디시플린과 집중, 변명하지 않는 단호한 팀스피릿이 필요하다.
 
작은 성취와 행복이라 할지라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없다. 참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묵묵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성실함과 결단이 그 무엇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다. 기회가 올 때 붙잡을 수 있으려면 지식과 경험이 쌓여있고,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운이 좋다는 것은 좋은 선택을 했다는 것을 말한다.
 
미국 어느 IT 기업 회장은 행운은 세 가지 요소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 끈기, 그리고 주위에 에너지가 있는 사람을 모아 함께 하는 것이라고.
 
요약하면 운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길 가다가 금덩어리를 줍는 일도 아니다. 도전하고 공부하고 개척해 나가면서 자신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남다른 생각으로 기회를 낚아채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 편하게 사는 사람은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다. 운 좋은 사람은 TV나 SNS에 빠지지 않는다. 아침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뛰쳐나오는 사람이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사소한 것을 희생하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사람에게 운이 찾아온다.
 
청강투자자문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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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영 강정영 청강투자자문 대표 필진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 부자는 어떤 생각과 철학, 생활방식, 자녀관을 갖고 있을까. 부를 이룬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고, 부를 오래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까. 재벌이 아닌 평범하지만 이웃집에서 만나볼 만한 진짜 부자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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