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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졌다, 강남과 전쟁

중앙선데이 2021.01.16 00:02 720호 1면 지면보기
14일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본 ‘강남’과 ‘강북’. 용산구 보광·한남동 언덕 너머로 서초구 반포·잠원동이 미세먼지에 가려 뿌옇게 보인다. 전민규 기자

14일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본 ‘강남’과 ‘강북’. 용산구 보광·한남동 언덕 너머로 서초구 반포·잠원동이 미세먼지에 가려 뿌옇게 보인다. 전민규 기자

돌고 돌아 다시 강남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는 4년 간 규제·세금 폭탄을 투하했지만 ‘강남과의 전쟁’에서 사실상 패했다. ‘풍선 효과’와 ‘역풍선 효과’가 교차하면서 아파트값 오름세가 강남→지방→강남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정부는 강남을 집값뿐만 아니라 양극화를 비롯한 사회 문제의 진원지로 지목하고 집중포화를 퍼부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부동산플랫폼 호갱노노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서울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에서 신고가를 경신한 거래는 1275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46%에 이른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 전용 163㎡는 지난달 21일 33억원(36층)에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고,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 84㎡도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27억5000만원(27층)에 팔렸다. 규제 여파로 전국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교육·경제 등 주거 인프라가 잘 갖춰진 강남 아파트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진 때문이다. 강남 일부 단지는 수십억원을 줘야 살 수 있고, 수백만원에 이르는 월세를 내야 거주할 수 있는 ‘특별주거지역’이 됐다. 나라 전체론 아파트와 빌라, 강남과 강북, 수도권과 지방 간의 가격 양극화 현상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런 탓에 ‘부동산 블루(우울증)’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누를수록 튀어오르는 ‘특별주거지’
강남4구 새해 초부터 신고가 행진
전문가 “재건축 풀어 공급 늘려야”

정부는 뒤늦게 서울 도심에서의 대규모 공급을 추진 중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강남은 희소가치를 줄이지 않으면 (집값이) 안정됐다가도 다시 오를 수밖에 없다”며 “재건축 규제 등을 풀어 강남에서의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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