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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일째 우상호 독무대..."소설 같은 얘기" 김동연설 뜬 이유

중앙일보 2021.01.15 17:35
4ㆍ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4ㆍ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판은 한 달 넘게 우상호 의원의 1인 독무대다. ‘안·오·나(안철수·오세훈·나경원)’ 3자 구도가 완성 직전이고, 후보 수가 10여명에 달하는 야권에 비하면 텅 빈 운동장 수준이다. 출마 선언(지난달 13일) 한 달이 넘도록 후보 구도에 변화가 없자 우 의원은 14일 기자들에게 “쓸쓸하고 외롭다. 조속히 민주당이 서울시장 경선 일정을 확정하고 발표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서 많은 일을 해왔다.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2주간 자가격리를 하며 유튜브에 ‘자가격리자의 점심’(12월29일) ‘빨래하는 우상호’(12월30일) 등을 찍어 올렸다. 지난 12일에는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과 “각 당의 최종후보가 될 경우 후보 단일화를 추진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위를 덮어 그 위에 공공 임대주택 16만 가구를 짓는 부동산 대책, 감염병 피해보상 보험 도입이 골자인 코로나 대책 등 공약 발표도 세 차례 했다.
 
원맨쇼가 이어지는데도 김민석 민주당 서울선거기획단장은 지난 12일 “대략 설 전에 시작해서 설 후에 경선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태평스러운 반응이었다. 당내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당 몇몇 인사와 접촉해 서울시장에 나오기로 교통정리를 끝냈다. 청와대도 그렇게 파악하고 있다”(친문 전략통 의원)는 게 연초 기정사실화 된 뒤였다. 박 장관이 나와야 당 경선판이 굴러갈 것이란 얘기였다. 
 

여권 권유에 김동연 “NO”

김동연 전 부총리가 8일 오후 부산 부경대 창업카페에서 부산여행특공대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그는 부총리 퇴임 후 각종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전 부총리가 8일 오후 부산 부경대 창업카페에서 부산여행특공대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그는 부총리 퇴임 후 각종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던 중 과거 몇 차례 거론됐던 ‘김동연 차출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 의원이 지난 14일 tbs 라디오에서 “제가 원내대표를 할 때부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뵀다. 역량이 참 대단한 분이신데 ‘대안이 없다면 내가 검토하겠다는 얘기를 하셨다’고 들었다”고 해 수면 위로 불거졌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인사들이 지난해 말 김 전 부총리를 직접 만나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타진했다. 측근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지난해 말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 등과 만났다. 출마 권유에 “연초까지 생각해보겠다”고 답을 한 뒤 끝내 불출마로 마음을 굳히고 거절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김동연 출마설은 지난주에 이미 정리가 끝난 구문(舊聞)”이라며 “박영선 출마로 정리했다. 김동연은 출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 주변에서는 “대선 후보로 거론됐는데 불리한 서울시장에 나올 필요가 있나”(전직 관료), “전략공천이 아니고서야 경선 부담 때문에 안 나올 것”(기재위 출신 중진)이란 반응이 나왔다.

 

與“힘든 선거”…승부수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에서 김동연 차출론에 대해 "소설같은 이야기"라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에서 김동연 차출론에 대해 "소설같은 이야기"라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15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부총리 차출은) ‘소설 같은 이야기다’라는 논의가 있었다. 정세를 잘 분석하는 당직자가 책임 있게 발언했다”고 논란을 정리했다. “당내 경선이 구체화한다면 누가 어떻게 올지는 모르지만 현재까지는 (김 전 부총리 차출 소식을) 들어본 바가 없다”고 설명하면서다.
 
이날 라디오에 나와 “(김 전 부총리의) 등판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했던 우상호 의원도 통화에서 “덕담을 한 것”이라고 물러섰다.  
하지만 일각에선 "김 전 부총리 등판 여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여전히 기대를 접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현실을 두고 "가장 유력한 후보인 박영선 장관도 출마 선언을 하지 않고, 야권 후보에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 등 좀처럼 뜨지 않는 선거 분위기가 각종 루머만 부추긴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박 장관은 연일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도 ‘뻐꾹새 한 마리가 쓰러진 산을 일으켜 깨울 때가 있다’로 시작하는 김완하 시인의 시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저도 어디선가 뻐꾹새는 아니어도 작은 종달새라도 되어야 할텐데…그저 부끄럽다”는 알쏭달쏭한 글을 썼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4일 서울 노원구 소재 공릉 도깨비시장을 방문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을 위로하고 있다. 뉴스1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4일 서울 노원구 소재 공릉 도깨비시장을 방문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을 위로하고 있다. 뉴스1

 
“어려운 선거”(김민석 단장) 전망 속에 민주당에선 승리 요인으로 ▶재·보선의 낮은 투표율과 ▶조직력 등이 거론된다. 
서울 중진 의원은 “보궐선거의 특성상 투표율이 40%를 넘지 못해 기존 선거 조직을 통해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서울 시의원 다수가 민주당이고, 최근 선거에서 지속해서 승리해온 민주당이 그래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닦아온 온라인 캠페인 능력이 효과를 볼 것”(수도권 비주류)이라는 기대도 있다.
 
심새롬·김효성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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