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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불법출금' 미스터리, 누가 이규원에 출국 정보 흘렸나

중앙일보 2021.01.15 05:00
2019년 11월 22일 뇌물 및 성접대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마중 나온 한 여성의 보호를 받으며 귀가하고 있다. [뉴스1]

2019년 11월 22일 뇌물 및 성접대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마중 나온 한 여성의 보호를 받으며 귀가하고 있다. [뉴스1]

이규원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 파견 검사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긴급 출국금지(출금)한 2019년 3월 22일 밤부터 23일 새벽에 사이에 일어난 일을 두고 갖가지 의문이 쏟아진다. 우선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 사실을 어떤 경로로 파악해서 불법 출국금지를 시도했는지가 미스터리다. 이 검사가 위법한 긴급 출금 요청서를 보내서 실제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기 전부터 '김 전 차관의 출국이 저지됐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배경도 수수께끼다.    
 

"김학의 출국" 누가 말해줬나

1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검사는 2019년 3월 22일 밤 10시 50분쯤 김 전 차관이 다음날인 23일 0시 20분에 출발하는 에어아시아 항공 방콕행 비행기로 출국하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 일선 검사들은 누가 무슨 이유로 이 검사에게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 사실을 전달했는지는 차후 수원지검 형사3부(이정섭 부장검사)가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들은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국가기관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 경찰청 정보국 등을 꼽는다. 특히 이중 청와대 민정수석실에는 이 검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현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이 비서관은 이 검사와 사법연수원 36기 동기로 통일법학회에서 같이 활동하면서 친해졌다고 한다. 변호사가 된 후에는 같은 법무법인에서 활동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3월18일 이 당시 선임행정관이 소속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보고를 받은 직후 "검찰과 경찰 지도부가 조직의 명운을 걸고 (김학의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전 차관의 긴급 출금 과정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광범위하게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청와대에서 검찰개혁 이슈를 띄우기 위해 김 전 차관 사건을 이용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여 청와대 배후설에 힘을 실었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지난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출국 저지 전부터 "출국 저지" 공개 

출입국본부를 통해 정보를 입수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금 의혹을 제기한 공익신고서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2019년 3월 22일 오후 10시 25분 인천공항에서 티켓을 현장 발권하고 탑승 수속을 했다. 이후 10시 48분 자동출국심사대를 이용해 출국심사를 마친 후 탑승동으로 이동했다. 10시 52분에는 인천공항 정보분석과 공무원이 출국심사자 모니터링 중 김 전 차관의 출국장 진입 사실을 인지하고 출입국본부에 통보했고 본부를 통해서 대검 진상조사단에 통보됐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출금 대상도 아니었던 김 전 차관의 출국 정보를 대검 진상조사단에 전달한 것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다. 차후 수사로 규명될 부분"이라고 했다.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 사실을 통보받은 이 검사는 23일 0시 8분 인천공항에 긴급 출금 요청서를 보내 김 전 차관의 태국 방콕행 비행기 탑승을 막았다. 해당 요청서에는 김 전 차관이 2013년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서울중앙지검 사건번호가 기재돼 불법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이 검사가 긴급 출금 요청서를 인천공항에 보내 실제 김 전 차관의 출국을 저지하기도 전부터 언론에는 김 전 차관의 출금 관련 보도가 나기 시작했다. 첫 보도는 22일 오후 11시 36분쯤부터 시작됐다. 김 전 차관의 출국이 저지된 23일 오전 0시 10분보다 먼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타임머신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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