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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란 빈손 협상에···선원母 "성의 없는 태도 화 치민다"

중앙일보 2021.01.15 05:00 종합 14면 지면보기

선원 어머니 “미국에 적극적 해결 요구해야” 

부산에 위치한 한국케미호 선사인 디엠쉬핑 직원이 지난 4일 나포 당시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TV(CCTV) 화면을 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에 위치한 한국케미호 선사인 디엠쉬핑 직원이 지난 4일 나포 당시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TV(CCTV) 화면을 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나포된 한국케미호의 조기 석방을 위해 이란을 찾은 외교부 관계자들이 별다른 성과 없이 돌아오자 억류 선원 가족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케미호 선사 측은 “억류 장기화로 손실이 눈덩이로 불어나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외교부, 14일 이란과의 교섭 후 성과없이 귀국

 외교부 협상단이 한국으로 돌아온 14일 한국케미호 3등 항해사인 전모(20)씨의 어머니 신모씨는 “정부의 협상 결과에 절망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날 중앙일보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선박이 이란과 미국과의 외교 문제로 나포됐는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있다”며 “성의 없는 정부 태도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부와 가족간 소통은 잘되느냐”는 질문에는 “(외교부가) 자주 전화를 해서 상황을 알려는 주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나”며 “하루라도 빨리 석방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0일 아들 전씨와 2분가량 전화 통화를 한 신씨는 “아들이 잘 먹고, 잘 지내니 걱정하지 말라고는 하는데 눈앞에 보이지 않으니 믿을 수가 없다”며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해사고등학교를 졸업한 전씨는 지난해 9월 한국 케미호에 승선해 첫 해외 항해에 나섰다가 지난 4일 나포됐다. 이 선박에는 전씨 외 한국 선원 4명과 미얀마 11명, 인도네시아 2명, 베트남 2명 등 모두 20명이 승선했다.
 
 한국케미호 선사인 디엠쉬핑은 “회사 입장으로선 취할 수 있는 조처가 없다”며 답답해했다. 디엠쉬핑을 관리하는 타이쿤쉽핑 이천희 이사는 “이란의 주장대로 나포 원인인 해양오염 관련 자료를 달라고 이란 측에 요청해도 아무런 답이 없다”며 “해양오염 검사를 하려면 선주상호보험회사(P&I)가 한국케미호에 승선해야 하는데 이란 정부는 이마저도 허락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사 측에서 할 수 있는 조처는 현재로써 없다”고 덧붙였다.
 
 선사 측은 한국케미호가 열흘가량 억류되자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 이사는 “선박 대여료가 하루 1만달러, 화물 하역이 늦어져 발생하는 체선료가 하루 7000달러”라며 “현재까지 2억원가량 피해를 봤다. 한국케미호에 선적된 화학물질 7200톤이 관리 부실로 변질했을 경우 피해액은 더욱 늘어난다”고 말했다.  
 

선사 측 “손실 2억원…갈수록 늘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에 억류된 선원들의 조기 석방을 위해 테헤란을 방문, 이란에 나포된 선박 한국케미호의 선장과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에 억류된 선원들의 조기 석방을 위해 테헤란을 방문, 이란에 나포된 선박 한국케미호의 선장과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사 측은 “다행히 선원들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10일 한국케미호 선장과 통화한 이 이사는 “한국케미호에 오는 27일까지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적재돼 있다”며 “이란 측에서 인도적으로 선원을 대해주고 있어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기약 없는 억류 생활에 선원들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케미호는 이란 반다르아바스항에 정박해 있다.  
 
 앞서 지난 7일 이란과의 교섭을 위해 외교부 실무진이 출국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출국했다. 교섭은 이틀 간 이어졌지만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돼 있는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70억달러(7조5700억원) 문제로 인해 교섭이 결렬됐다. 외교부는 귀국 이후에도 한국케미호 억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관련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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