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코로나19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 막아”

중앙일보 2021.01.15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엄중식

엄중식

국내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올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임상시험 2상을 완료한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렉키로나주)에 대한 조건부 사용 승인 심사를 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13일 인천 가천길병원에서 렉키로나주의 임상시험 책임자인 엄중식(53·사진) 가천대 의대(감염내과) 교수를 만났다. 엄 교수는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질병관리청 위기관리대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엄 교수와의 일문일답.
 

임상 주도 엄중식 가천대 교수
고령·기저질환자 치료에 도움
회복기간 사흘 이상 단축효과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렉키로나주의 효과는.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줄일 수 있고 입원환자도 빨리 퇴원시킬 수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국내(30명)와 루마니아·미국·스웨덴 4개국에서 327명의 경증·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했다. 가천대 병원에도 환자 네 명이 참여했다. 치료제 주사 후 바이러스의 농도가 아주 빠르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도 사흘 이상 단축하는 효과가 있었다.”
 
항체 치료제의 원리는 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공 모양의 표면에 뾰족한 스파이크 단백질이 있다. 그게 인체에 들어오면 세포 겉의 수용체에 달라붙은 뒤 내부로 들어가 복제·증식한다. 항체 치료제는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달라붙어 무력화시킨다.”
 
그간 항체 치료제는 ‘사기’라는 비판까지 있었는데.
“그렇지 않다. 렉키로나주와 같은 항체 치료제는 경증과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경증이지만 나이가 많거나, 증상이 없더라도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20~30대의 건강한 경증 환자도 치료제 투여로 격리 기간을 사흘 줄일 수 있다. 직·간접적인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렉키로나주가 코로나19 대유행을 잡아낼 수 있을까.
“항체 치료제만으로 모든 상황을 바꿀 수는 없다. 1000명의 환자가 있을 때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은 15%다. 그중 절반을 막을 수 있다면 중증 환자가 매일 70~80명 줄어드는 셈이다. 백신으로 코로나19 유행을 조절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6~9개월 걸린다. 그 사이에는 얼마든지 4차, 5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확진자에게 치료제를 조기 투여하면 중증환자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미국에선 항체 치료제 사용이 저조한데.
“약값만도 워낙 고가(150만원)고 실제 투약비용은 그 이상이다. 미국에선 워낙 환자가 많다 보니 중증 상태가 되기 전까지 병원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선 항체 치료제를 쓰기가 쉽지 않다.”
 
인천 글=최준호 과학·미래 전문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joonho@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