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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캔 따니 불쾌한 냄새" 불량 수제 맥주 골라내는 법

중앙일보 2021.01.14 15:00

[더,오래] 황지혜의 방구석 맥주여행(60)

날이 갈수록 편의점에서 맥주를 많이 구매하게 된다. 무엇보다 다른 구입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접근성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집에 있을 때나, 외출했을 때나, 언제 어디서든 주변 편의점을 찾을 수 있다. 맥주 가격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특히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국산 수제맥주 종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점은 맥주 애호가로서 정말 반갑고 감사한 일이다. 이제 어떤 편의점에 들어가도 기본적으로 국산 수제맥주를 만날 수 있다. 많은 곳은 10종 이상을 갖춰놓고 있을 정도다.
 
코로나19로 인한 홈술‧혼술 증가를 발판으로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에서 국산 수제맥주 매출은 연 500% 이상 성장했고, 국산 수제맥주 매출이 전체 맥주 매출의 10%까지 치고 올라오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2018년 소매점의 국산 수제맥주 유통이 허용된 지 불과 2년 만에 일이다.


편의점 수제맥주 폭풍 성장

국산 수제맥주 양조장은 빠르게 규모를 키우고 품질을 높여왔다. 지난 2014년 소규모 맥주 제조자가 외부에 맥주를 유통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자 50여 개였던 수제맥주 양조장은 5~6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 지난해 150개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시장 규모는 5배가량 확대돼 2020년 처음으로 시장 규모가 1000억 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양조장이 해외 맥주 대회에 나가 내로라하는 미국과 유럽의 유명 맥주들과의 경쟁을 벌여 상을 받았다. 해외 시장에 진출한 맥주도 있다.
 
국산 수제 맥주들이 단기간 규모와 품질 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남아있다. 상업 양조장이 지속해서 같은 맛의 맥주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일부 양조장의 경우 마실 때마다 다른 맛이 느껴지곤 한다.
 
편의점 수제맥주. [사진 CU인스타그램]

편의점 수제맥주. [사진 CU인스타그램]

 
특히 편의점에서 국산 수제 맥주를 사서 마시다 보면 양조장의 조바심이 몸에 와 닿는다. 현재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수제 맥주 판매처인 편의점에 들어가기 위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맥주를 무리하게 출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몇몇 맥주는 캔입, 보관, 유통 과정이 잘못돼 변질된 맛이 느껴진다. 또 다른 맥주는 맥아와 홉, 효모에서 나오는 맛이 균형을 이루지 못해 아무리 양조장에서 신선하게 마셔도 미각적 즐거움을 느끼지 못할 것 같은 맛을 보여준다.
 
편의점에서 맥주를 4캔 1만원에 팔려면 원가 절감이 필수적이다. 편의점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아무리 원가를 절감하더라도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당연히 양조나 포장, 유통 등에 자본과 인력을 투입할 여력이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만든 맥주가 시중에서 어떤 상태로 유통되고 있는지를 전혀 체크하지 않는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니면 이미 출고할 때부터 문제를 알고 있지만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을 수도 있다. 이름을 멋들어지게 붙여 편의점에 내놓기만 하면 팔려나가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저 카스, 하이트와 다른 맛이라는 것만으로 매력을 느껴 구매하겠지만 소비자도 머지않아 알게 될 것이다. 어떤 맥주가 진짜 좋은 맥주인지를.


맥주 제조일을 확인하라

대부분의 캔맥주에는 바닥에 생산일이나 품질유지기한이 표시돼 있다. 당연히 생산일은 최근일수록 좋다. 품질유지기한은 대부분 1년이기 때문에 기한이 많이 남은 제품을 고르면 된다. [사진 pxhere]

대부분의 캔맥주에는 바닥에 생산일이나 품질유지기한이 표시돼 있다. 당연히 생산일은 최근일수록 좋다. 품질유지기한은 대부분 1년이기 때문에 기한이 많이 남은 제품을 고르면 된다. [사진 pxhere]

 
이런 상황에서는 소비자들 스스로 맥주를 고르는 안목을 기르는 수밖에 없다. 매번 사 마시던 맥주인데 갑자기 맛이 변했다는 느낌이 든 적이 있을 것이다. 웬만큼 맛이 변한 맥주를 마셔도 배탈이 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호식품인 맥주를 마시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반감되다 못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맥주는 양조사가 의도하지 않은 불쾌한 풍미(이취)가 나는 맥주라고 할 수 있다. 유통과정에서 홉의 상쾌함, 맥아의 갓 구운 비스킷 맛 등 좋은 풍미는 사라지고 불쾌한 풍미가 도드라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신맛, 종이맛, 치즈맛, 방구 냄새 등이 흔하게 감지되는 맥주 이취다. 늙은 호박 같은 진득한 단맛만 남는 경우도 있다. 
 
맥주를 잘 고르기 위해서는 변할 가능성을 주는 시간이 적었던 제품을 찾는 게 팁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캔맥주에는 바닥에 생산일이나 품질유지기한이 표시돼 있다. 당연히 생산일은 최근일수록 좋다. 품질유지기한은 대부분 1년이기 때문에 기한이 많이 남은 제품을 고르면 된다. 인디아 페일 에일(IPA), 페일 에일, 필스너 등 홉의 개성이 드러나는 맥주는 생산 3개월 내 마시는 게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홉의 풍미는 사라져버린다.


국산 캔 수제 맥주 1~2개월 내 마셔야

국산 캔 수제맥주는 1~2개월 내 마시는 게 좋다. 일부 소규모 양조장은 캔입 포장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 캔 포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 소량의 산소만 닿더라도 맥주 맛은 ‘사망선고’를 받는다. 맥주집이나 양조장에 방문해 즉석에서 캔 포장을 해 온 경우에는 하루 이틀 안에 마셔야 한다. 수동으로 캔 포장을 하는 과정에서 이미 산소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맥주를 고를 때는 날짜 체크와 함께 냉장고에 있는 맥주를 찾는 게 맛있는 맥주를 마실 확률을 높여준다. 낮은 온도는 맥주 맛의 변화를 줄여준다.
 
비플랫 대표·비어포스트 객원에디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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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혜 황지혜 비플랫 대표·비어포스트 객원에디터 필진

[황지혜의 방구석 맥주여행]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면서 맥주는 짝으로 쌓아놓는 이율배반적인 삶을 살고 있는 맥주 덕후. 다양한 맥주를 많이 마시겠다는 사심으로 맥주 콘텐츠 기업 비플랫(Beplat)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의 다양한 맥주 스타일, 한국의 수제맥주, 맥주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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