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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우보다 더 인기, 中 여성 파일럿의 정체

중앙일보 2021.01.14 12:30

“긴급구원(紧急救援)”

 
우리말로 ‘긴급 구조’에 해당하는 말. 개봉 첫 날 박스오피스 1억 위안(약 170억 원) 돌파하며 화제가 된 중국 영화의 제목이다. 

영화 <긴급구원> 여주인공 실제 모델 '쑹인' 화제
중국 최초 여성 수색기 기장으로 해상구조대 활동

 
이 영화의 개봉 초반 흥행(뒷심부족으로 누적 박스오피스는 기대이하일 것으로 관측)으로 별안간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사람이 있다. 주연배우나 감독이 아니라 극 중 여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쑹인(宋寅)이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바이두바이커]

 
쑹인은 중국 최초의 여성 수색 구조기 기장이다. 175센티미터의 훤칠한 키에 숏커트 머리, 햇살같이 환한 미소. 얼마 전 쑹인이 영화 〈긴급구원〉 속 자신의 역할을 연기한 배우 신즈레이(辛芷雷)와 함께 무대에 오르자, 중국 네티즌들은 환호했다.
왼쪽이 쑹인, 오른쪽은 영화 속 쑹인 역할을 연기한 배우 신즈레이 [사진 텅쉰왕]

왼쪽이 쑹인, 오른쪽은 영화 속 쑹인 역할을 연기한 배우 신즈레이 [사진 텅쉰왕]

 
“여성이 왜 해상구조대 조종사라는 위험한 직업을 택했나요?”
 
가장 자주 받는 이 질문에 쑹인은 늘 이렇게 답한다.
 
“여성인 저도 정의감이라는 게 있거든요.”
[사진 텅쉰왕]

[사진 텅쉰왕]

 
어린시절 만화 속 파일럿을 보며 꿈을 키웠다. 대학교 4학년 때 영화 속 혈기왕성한 파일럿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떨렸다. 마침 조종사 선발 공고가 났고 운명처럼 이끌려 지원했다.
 
하지만 이후 펼쳐진 훈련 과정은 순조롭지 않았다. 호주에서 장장 15개월의 ‘악마의 훈련’이 시작됐다. 학교의 커리큘럼은 매일 아침 8시에 시작해 밤 12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이론수업을 제외하고도 매번 실습이 진행됐다. 소위 말하는 996(9시 출근 9시 퇴근 주6일 근무제)보다 강도가 셌다.
[GIF 텅쉰왕]

[GIF 텅쉰왕]

 
상황이 이렇다 보니, 쑹인의 동기 중에는 훈련 강도를 이겨내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과 시험도 어려웠지만, 가장 긴장되는 건 비행 훈련이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틈만 나면 연습실로 달려가 시뮬레이션 비행 연습을 했다.
 
2010년 2월 14일, 쑹인은 마침내 최종 비행 시험을 통과했다. 그렇게 중국 최초의 여성 수색구조기 조종사가 됐다.
[사진 텅쉰왕, 바이두바이커]

[사진 텅쉰왕, 바이두바이커]

 
통계에 따르면, 해상구조대 조종사는 민간항공기 조종사의 54배, 우주비행사보다 5배 더 위험한 환경 속에서 근무한다고 한다. 지상의 구급대와 마찬가지로 24시간 상시대기하는 것은 물론이다.
 
영화 〈긴급구원〉을 본 중국인들은 쑹인을 비롯한 수색구조대원들이 어떤 하루 하루를 보내는지 간접 체험한다. 주연 배우가 아니라 조종사 쑹인이 더 화제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차이나랩 홍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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