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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 응급 입원 거부 줄까…24시간 환자 받는 권역센터 만든다

중앙일보 2021.01.14 12:16
앞으로 급박한 상황의 정신질환자가 응급 입원을 거부당하는 일이 줄어들까. 정부가 이런 환자를 받기 위해 24시간 대기하는 인력과 병상을 확보해두는 정신응급의료센터를 운영키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올해 4곳 지정, 2025년까지 14곳으로 확대
코로나로 우울 위험군 6배, 1393 상담인력 두 배로

14일 보건복지부 등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논의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 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자의 응급 치료를 보장하기 위해 24시간 대기하는 정신응급팀과 정신응급 병상을 항상 확보해두는 정신응급의료센터가 권역별로 지정된다. 정부는 올해 일단 4곳을 지정하고 2025년까지 14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가 14일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통해 정신질환자를 24시간 받을 수 있는 지역별 정신응급의료센터를 올해부터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정부가 14일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통해 정신질환자를 24시간 받을 수 있는 지역별 정신응급의료센터를 올해부터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그간 정신질환자가 병원에서 응급 입원을 수차례 거부당한 뒤 극단시도를 하는 식의 사건이 잇따랐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등의 이유로 정신질환자를 받기 꺼리는 병원들이 많아졌다. 지난해 11월에는 경남 김해에서 조현병 증세를 보인 50대 남성이 극단선택을 했다가 경찰에 구조됐지만 지역 4~5곳의 병원에서 입원을 거부해 가족에 인계됐다가 결국 극단선택으로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정신질환자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한다. 동네의원에서 고위험군 환자를 발견해 정신건강의학과로 연계하면 해당 병원에 검사료나 의뢰료 등을 수가로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하반기 중 1개 광역 시·도에서 실시한다. 
 
서일환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수면제를 처음 처방하는 환자라든가, 문진표에서 위험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환자에 대해서 정신과로 연계하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청년기에 정신질환이 처음 발병된다는 점을 고려해 청년특화마음 건강서비스를 올해부터 도입한다. 
 
조명현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은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정서행동 특성 검사를 실시해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이 치료받게 연계하고 있다”며 “보호자들이 치료를 거부하면서 연계되지 않는 아이들이 25% 정도 된다. 그럴 때 전문가가 학교를 방문해 아이들을 만나고 선생님이나 보호자를 만나 치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치료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신질환자가 퇴원 이후 치료를 중단하지 않도록 외래 치료비 지원 대상을 당초 중위소득 65% 이하에서 120%까지로 확대한다. 정신질환자의 자립을 돕도록 정신재활시설도 현행 348개에서 2025년 548개로 200곳 늘린다. 
 
이밖에도 정부는 자살 시도자가 응급실로 내원할 경우 사후관리를 수행하는 병원을 67개소에서 올해 88개소로, 2024년 137개소까지 늘리기로 했다. 
 
평균 3명 수준의 지자체 자살예방센터 인력을 센터당 올해 4명, 2025년 5명까지 확대한다. 복지부가 운영하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상담인력도 26명에서 올해 57명까지 두 배로 늘린다.     
 
이런 대책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진 데 따른 것이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의 국민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극단선택을 생각하는 비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4.7%에서 지난해 9월 13.8%로 3배가량 올랐다. 우울 위험군도 같은 기간 3.8%에서 22.1%로 약 6배 증가했다.
정부가 14일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통해 정신질환자를 24시간 받을 수 있는 지역별 정신응급의료센터를 올해부터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정부가 14일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통해 정신질환자를 24시간 받을 수 있는 지역별 정신응급의료센터를 올해부터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정부는 이런 2차 계획에 5년간 2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염민섭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국장은 “2025년에는 (정신건강 예산이) 보건예산의 3.5% 내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2025년 이후에는 WHO(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한 5% 수준의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26.9명 수준의 자살 사망률을 2025년 21.5명까지 5.4명 줄인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염민석 국장은 “낮은 행복지수와 높은 자살률 등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 수준을 고려할 때 코로나 이후 정신건강 문제는 더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며 “전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국가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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