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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중 최대 이슈 시진핑 방한…“왜 왔었나” 말 나오지 않으려면

중앙일보 2021.01.14 12:03
올해 한·중 관계의 최대 이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다. 구체적인 시점이 결정된 건 아니지만 지난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한국 답방을 더는 미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12월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17년 12월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진핑 주석의 방한 여부와 관련된 소식은 지난 2년 전부터 줄곧 한국 언론에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다.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사드) 풍파 이후 계속되는 중국의 보복이 이젠 중단되기를 기대해서다.

한반도 문제 관련해 중국 역할 운운은 식상
한한령·금한령 푸는 등 경제적 실익 챙겨야
7년만의 방한이 외교적 수사로 끝나면 실망

 
중국은 물론 사드 ‘보복'을 한 적은 없고 ‘대응’만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한류(韓流)의 중국 진출을 규제하는 한한령(限韓令)과 중국 유커(遊客, 관광객)의 단체 방한을 막는 금한령(禁韓令)은 지금까지도 엄연히 살아있다.
 
시 주석 방한에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는 건 그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이런 한한령과 금한령이 말끔하게 해소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한·중 관계가 사드 풍파 이전의 정상 수준을 되찾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베이징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신화망 캡처]

지난해 연말 베이징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신화망 캡처]

한데 이런 우리의 바람이 한낱 희망 사항으로 그칠까 걱정이다. 두 가지 사항이 마음에 걸린다. 하나는 어정쩡한 수준에서 봉합된 사드 문제다. 한국에선 2017년 10월 31일 중국과 체결한 ‘한·중 관계 개선 관련 협의’로 사드 사태는 일단락됐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3불(不)이라 불리는 미사일방어(MD) 구축과 사드 추가배치, 한·미·일 군사협력을 하지 않겠다는 세 가지 사항을 중국에 알렸고 이를 지금까지 지키고 있기 때문에 사드 문제가 더는 한·중 관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10.31 협의에 근거해 한국은 3불 외 한 가지 사항을 더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게 뭔가.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사드 체계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 중국의 전략이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로 군 장비가 들어가고 있다. 한중 사드 갈등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경북 성주의 사드 기지로 군 장비가 들어가고 있다. 한중 사드 갈등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사드 체계가 중국을 겨냥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한국이 구체적인 조치를 통해 보여달라는 것이다. 중국은 이런 요구가 10.31 협의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한국이 미군이 운용 중인 사드 체계에 대해 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발목이 잡힌 채 사드 사태는 어정쩡한 수준에서 봉합돼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보복을 풀지 않고 있는 이유다. 따라서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교착 상태의 사드 문제를 말끔하게 풀었으면 하는데 뜻대로 될지가 우려인 것이다.
 
다른 걱정 하나는 시 주석 방한이라는 호재에도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에만 신경을 써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주문하는 것만으로 그칠까 하는 점이다. 중요한 건 손에 잡히는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한중 관계의 최대 이슈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방중에 대한 답방 성격을 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올해 한중 관계의 최대 이슈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방중에 대한 답방 성격을 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과거 한·중 정상회담에선 늘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핵심 이슈였다. 이번엔 이를 넘어서야 한다. 북핵 문제에서의 중국의 적극적 역할 운운은 이미 우리가 외울 정도로 많이 들었다. 감동이 없다. 
 
우리로선 중국이 립 서비스하는 것으로 그칠 한반도 문제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하겠다는 것에 만족해선 부족해도 크게 부족하다. 솔직히 중국이 북핵 해결 의지가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따라서 보다 실제적인 문제인 한한령과 금한령을 푸는 데 온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또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애로사항 해결에 집중해 우리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제적 실익을 챙겨야 한다. 이런 게 없이 시진핑의 방한 성과라는 게 그저 두루뭉술한 외교적 수사로 끝나면 큰 실망이다.
중국 환구시보가 지난해 한글로 “한국 힘내세요”라는 메시지를 내보내며 한국의 코로나 사태 극복을 기원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 환구시보가 지난해 한글로 “한국 힘내세요”라는 메시지를 내보내며 한국의 코로나 사태 극복을 기원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이 경우 “시진핑은 한국에 왜 왔었나” 같은 말이 나올 것이다. 그러잖아도 바닥을 기는 한국 내 중국 호감도가 아예 자취를 감출 수도 있다. 외교 중 가장 효과가 큰 게 정상외교라고 한다.
 
올해 성사된다면 2014년 이후 7년 만이 될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 성과 여부는 결국 손에 잡히는 경제적 성과를 얼마나 많이 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 그래야 내년으로 수교 30년을 맞는 한·중 관계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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