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전담병원 인력 소진과 이탈 호소 및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방역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기자회견 낭독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수도권의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은 한동안 보호자·간병인까지 ‘3역(役)’을 맡았다. 요양병원 환자들이 이 병원으로 옮겨지면서다. 환자 대소·변 치우는 것까지 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히 20여명의 간병인을 어렵게 구해 코로나19 환자치료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벗지 못하는 방호복
코로나19가 1년 가까이 지속하면서, 일선 현장 간호사들 사이에서 “이젠 한계다”라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3차 유행 속 환자는 눈에 띄게 늘었지만, 정규 의료인력은 제자리 수준이다. 이미 피로감이 쌓일 대로 쌓였다고 한다. 와중에 파견 간호사와 갈등상황도 빚어지고 있다.

1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주최로 코로나19 전담병원 인력 소진과 이탈 호소 및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 참석자들은 코로나19 전담병원 정원 확대와 현장의 상황을 반영한 지원 및 보상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뉴스1
"매일 간호현장은 무너진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2일 기자회견에서 “간호사들이 사명감만으로 1년을 버텼다”며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족한 의료인력
정부는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려 간호사를 파견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간호사와 파견 간호사 간 엉뚱한 갈등상황도 빚어졌다. 복수의 간호사들은 “파견에 나서는 숭고한 희생정신은 이해한다”면서도 “경력이 5년 미만으로 짧거나 수년간 단절된 분이 부지기수다. 오히려 파견 간호사를 돌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 모습. 뉴스1
"코로나 끝나면 그만둔다"는 간호사
익명을 요청한 수도권 병원 관계자는 “직원들 면담해보면, ‘코로나19 끝나면 그만 둔다’고 한다”며 “파견 나온 간호사가 얼마 받는지 솔직히 안다. (파견 간호사들이) 일하는 것에 비해 많이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 간호사 위한 지원방안 필요
한만호 간호협회 정책전문위원은 “(민간병원보다 처우가 열악한) 공공병원의 경우 파견 간호사와의 차이가 두드러지는 측면이 있다”며 “현장 간호사들이 제대로 역량 발휘할 수 있도록 납득할 수 있는 보상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욱·이태윤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