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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그림·조각·조형물까지…쇼핑매장에 전시관 만드니 벌어진 일

중앙일보 2021.01.14 05:00
편의점 CU에서 진행중인 '우리동네 아트갤러리' 프로젝트에 참여한 상상주아(왼쪽)와 염민아 작가. 사진 BGF리테일

편의점 CU에서 진행중인 '우리동네 아트갤러리' 프로젝트에 참여한 상상주아(왼쪽)와 염민아 작가. 사진 BGF리테일

백화점과 아웃렛을 넘어 편의점까지 작은 미술관으로 변신하고 있다. 쇼핑하는 공간을 넘어서 고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코로나19로 전시 공간을 잃은 신인 작가들을 돕겠다는 취지에서다.  
 

편의점 청년 작가 전시에 2만여명 관람  

부산 CU연화리바다점 계단 옆에 청년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BGF리테일

부산 CU연화리바다점 계단 옆에 청년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BGF리테일

편의점 CU는 지난해 말부터 ‘우리동네 아트갤러리’ 프로젝트를 통해 부산 연화리바다점에서 청년 작가에게 무료로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오픈 한 달 만에 2만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반응이 좋아 올해 말까지 전시 일정을 연장하기로 했다.   
염민아 작가의 고양이 일러스트는 편의점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누워 고객들이 들어오는 입구를 내려다보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염민아 작가의 고양이 일러스트는 편의점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누워 고객들이 들어오는 입구를 내려다보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CU 연화리바다점 매장 곳곳에는 염민아, 상상주아 작가의 미술작품 2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편의점이라는 특색을 살리면서 계단, 난간 등에 그림을 배치해 고객이 가까이에서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흔히 갤러리에서 볼 수 있는 액자형 그림은 물론이고, 작품의 한 부분을 입체화해 그림이 밖으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의 조형물로 재구성했다. 예를 들어, 염민아 작가의 고양이 일러스트는 편의점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누워 고객이 들어오는 입구를 내려다보는 식으로 연출했다. 상상주아 작가의 스낵봉지 그림은 시식대 벽면을 채웠다. 
상상주아 작가의 스낵봉지 그림은 시식대 벽면을 채우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상상주아 작가의 스낵봉지 그림은 시식대 벽면을 채우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염민아 작가는 “지난 CU 음료 패키지 디자인에 참여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작품 사진을 공유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저를 포함해 제 또래가 가장 많이 찾는 편의점이라는 공간에서 작품을 전시하면 관람객이 친근하게 작품을 즐기겠다는 기대감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CU는 올해 우리동네 아트갤러리 프로젝트 통해 많은 청년 작가의 작품을 고객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상상주아 작가는 “많은 청년작가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CU를 통해 예술을 그리워하는 대중의 갈증이 해소되고 작가도 전시에 대한 아쉬움을 채울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첫 갤러리형 아웃렛…세계적 디자이너와 협업  

현대백화점의 갤러리형 아웃렛의 '하이메 아욘 가든' 전경.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의 갤러리형 아웃렛의 '하이메 아욘 가든' 전경.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말 오픈한 프리미엄 아웃렛 스페이스원은 국내 첫 갤러리형 아웃렛이다. 단순 쇼핑공간뿐만 아니라 스페인 출신 세계적인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과 협업해 아웃렛 3층에 총 1653㎡(약 500평) 규모의 문화예술 공간인 ‘모카가든’을 만들었다. 실내 정원 형식의 ‘하이메 아욘 가든’, 작품을 감상하고 독서를 즐기는 ‘모카 라이브러리’, 독특한 벽화를 배경으로 아이들이 뛰어노는 공간인 ‘모카 플레이’도 조성했다.
 
현대백화점의 갤러리형 아웃렛의 '하이메 아욘 가든' 전경.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의 갤러리형 아웃렛의 '하이메 아욘 가든' 전경. 사진 현대백화점

갤러리형 아웃렛답게 가든에는 하이메 아욘이 직접 디자인한 7점의 조각 작품이 전시됐다. 창문으로 구성된 천장은 빛을 그대로 흡수해 싱그러운 가든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라이브러리 내부 ‘에듀랩’ 공간에서는 아이들이 여러 가지 강의를 듣거나 체험학습 할 수 있다. ‘아트랩’에서는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국내 작가들의 예술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1층 야외 광장에 조각가 심재현이 작업한 높이 7m 길이 13m의 대형 조형물인 ‘더 카니발리아 20’, 매장 내부에는 설치 미술가 최정화 작가가 만든 5m 크기의 ‘스타’ 등이 전시됐다.  
 

신세계 갤러리형 매장 리뉴얼로 매출 37% 증가  

명품 매장을 예술 작품으로 꾸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모습. 사진 신세계백화점

명품 매장을 예술 작품으로 꾸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모습. 사진 신세계백화점

쇼핑 매장이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는 것은 온라인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은 갤러리형 매장 리뉴얼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 8월 3층 명품 매장을 회화, 사진, 오브제, 조각 작품 등 250여점의 예술 작품을 활용한 ‘아트 스페이스’로 꾸몄다. 미술품을 전시하며 팔기도 했다. 쇼핑 도중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전문 큐레이터도 배치했다. 그 결과 리뉴얼 이후 한 달(지난 8~9월) 만에 명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1% 증가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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