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병상의 코멘터리] 김학의 죄상은 구역질 나지만..

중앙일보 2021.01.13 19:35
 
2019년 3월 23일 심야에 태국으로 출국하려다 현장에서 출국금지당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이 공항을 벗어나고 있다 Jtbc 캡쳐

2019년 3월 23일 심야에 태국으로 출국하려다 현장에서 출국금지당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이 공항을 벗어나고 있다 Jtbc 캡쳐

 

2013년 '김학의 성접대 사건' 무혐의처리..공소시효 끝나 처벌못해
검찰개혁 아무리 정당해도 '불법 김학의 출국금지' 허용되어선 안돼

 
 
1.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죄상은 구역질날 정도입니다.  
 
건설업자가 차린 주지육림 섹스파티에서 온갖 지저분한 짓을 다했습니다. 이런 파락호가 2013년 박근혜 정부 법무부차관이란 고위직에 올랐습니다.  
일주일만에 섹스파티 현장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물러났습니다.  
 
2.
이후 김학의 사건 처리과정은 열불 나게 만듭니다.  
 
경찰수사에서 동영상 주인공이 김학의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은 김학의 죄상을 모두‘무혐의’로 종결합니다.  
 
보기만 해도 뻔한 죄악상을 모두 깨끗이 씻어주었습니다. 검찰이..제식구라고..
‘검찰개혁 하겠다’는 문재인을 지지하게 만들었습니다.  
 
3.
마침내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3월 18일 ‘김학의 사건’을 꼭 찝어 엄중수사를 지시했습니다.  
 
검찰 진상조사단이 수사한 결과 김학의를 법정에 세웠습니다. 그런데 1심에서 모두 무죄가 됩니다.  
결정적으로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입니다. 2007년과 2008년에 일어난 범죄들인데 공소시효가 10년이라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죠.
 
4.
처음 사건이 터진 2013년엔 당연히 처벌할 수 있었죠.  
그때 검찰이 무혐의로 덮어버린 바람에 시효가 지나버렸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1년이 지난 2020년 10월 김학의는 마침내 구속됩니다.  
2심 재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처음 터진 성접대 뇌물 혐의가 아니라 다른 업자로부터 받은 뇌물로 유죄를 선고 받았습니다.  
별건인 셈이죠. 억지로 집어넣은듯한 느낌입니다.  
 
5.
김학의가 밉고, ‘제식구 감싸기’한 검찰은 더 원망스럽습니다.  
 
그러나..그렇다고 현재의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김학의를 응징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 문제가 된 ‘불법 김학의 출국금지’사건은 법과 절차를 무시한 불법응징입니다.  
대통령의 엄중수사 지시 직후 김학의가 출국하려 공항에 나타나자 법무부가 급하게 출국금지하면서 가짜 공문서를 만들었습니다.  
 
6.
‘불법 출국금지’사건을 보면 문재인 정부 실세들의 심리와 행태가 드러납니다.  
 
첫째 심리.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김학의라는 악인을 처벌한다는 목적이 맞다고해서 공문서를 조작해 출국금지하는 불법 수단이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둘째 행태. 정치적으로 편을 가릅니다.  
이너서클(Inner Circle)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기존의 조직을 무력화시킵니다. 이용구 법무실장(현 법무차관) 김용민 과거사위원(현 민주당 의원) 이성윤 대검반부패부장(현 중앙지검장) 등이 중심이 돼 밀어붙였습니다.  
 
7.
문제는 이런 과격실세들이 여전히 그대로란 사실입니다.
 
이용구 김용민 이성윤..당시보다 지금 더 막강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총장을 몰아내고자 무리수를 감행했던 주역들이기도 합니다.  
 
살아남은 윤석열이‘불법 출국금지’수사를 재배당했습니다. 윤석열은 13일 안양지청에서 사건을 회수해 수원지검에 맡겼습니다.  
안양지청은 이성윤과 가까운 간부들이 포진한 곳이라 수사가 소걸음이었는데, 수원지검 담당 부장은 조국을 기소했던 검사라니 많이 다를 듯합니다.  
 
8.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결국 대통령 몫입니다. 
 
현재 청와대와 법무부, 검찰 주요 포스트에 있는 과격실세들을 바꿔야 이런 무리수가 반복되지 않습니다. 
추미애 장관 바꾼다고 바뀔 일이 아닙니다. 사실 추미애는 이들 운동권 실세들에 얹혀있는 셈입니다. 박범계 신임 장관후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누구보다 대통령이 잘 알 겁니다. 
그래서 민정수석도 검찰출신 신현수로 바꾸었다고 믿습니다. 
 
〈칼럼니스트〉
2021.01.13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