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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국수본부장 후보, 친정부 성향 논란…“내부 발탁" 목소리도

중앙일보 2021.01.13 17:49
 경찰 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의 초대 본부장 후보 명단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누가 임명되더라도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나 수사 전문성 부족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적격자가 없으면 내부 승진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걸린 국가수사본부 현판 모습. 올해부터 경찰 조직이 국가·자치·수사 경찰로 분리되고, 검사 수사 지휘권 폐지로 인해 1차 수사종결권이 경찰에 생기면서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뉴스1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걸린 국가수사본부 현판 모습. 올해부터 경찰 조직이 국가·자치·수사 경찰로 분리되고, 검사 수사 지휘권 폐지로 인해 1차 수사종결권이 경찰에 생기면서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뉴스1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감한 제1대 국수본부장 공모에는 최종 5명이 지원했다.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57·사법연수원 23기)과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60·경찰대 1기) 등 전직 경찰 간부 2명, 이정렬 전 부장판사(52·23기), 이창환 변호사(54·29기), 김지영 변호사(49·32기) 등 현직 변호사 3명이다.
 

국수본은 검경 수사권조정 후속 조치로 경찰의 수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경찰청 산하에 신설된 조직이다. 수사국·형사국·사이버수사국·안보수사국 등을 두고 수사 업무를 총괄한다. 2년 임기의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으로 수사 사무에 관해서는 시도경찰청장을 지휘·감독하는 권한을 갖는다.  
 

청와대와 경찰청 등이 국수본부장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채용하기로 한 것은 초대 본부장이라는 상징성 등을 고려해, 경찰청장 등 지휘부로부터 수사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인사를 발탁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그런데 실제 지원자 명단이 나오자 일부 여권 성향 인사가 포함돼 정치적 독립성 훼손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 초대 수장 공개모집에 5명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11일 오후 6시 마감한 공개모집에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 이세민 전 충북경찰청 차장, 이정렬 전 부장판사, 이창환 변호사, 김지영 변호사 등 5명이 지원했다.   사진 왼쪽부터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 이세민 전 충북경찰청 차장, 이정렬 전 부장판사. 연합뉴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 초대 수장 공개모집에 5명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11일 오후 6시 마감한 공개모집에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 이세민 전 충북경찰청 차장, 이정렬 전 부장판사, 이창환 변호사, 김지영 변호사 등 5명이 지원했다. 사진 왼쪽부터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 이세민 전 충북경찰청 차장, 이정렬 전 부장판사. 연합뉴스

 이세민·백승호·이정렬·이창완·김지영 후보

경찰대 1기 출신으로 경무관까지 지낸 이세민 전 기획관은 지난 2013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내사를 담당하다 갑자기 좌천성 인사로 수사 라인에서 배제됐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외압이 작용했다는 것이 이 전 기획관의 주장이다. 이정렬 전 부장판사는 2011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가카XX 짬뽕’ 등의 게시물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이창환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를 맡고 있다. 
 
백승호 전 학장이 지난해 1월부터 근무하고 있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선 최근 문재인 정부의 고위직 인사를 잇달아 배출해 주목을 받는다. 지난해 말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에 지명된 김진욱 헌법재판소 연구관, 청와대 민정수석에 임명된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김앤장을 거쳤다.
 

경찰청장 1명 추천, 대통령 2월 안에 임명 예정 

변호사 출신 후보들의 경우 경찰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대규모 수사 조직을 이끌어본 경험이 적다는 것이 문제다. 국수본부장의 외부 공모 자격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경찰법에 따르면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 등은 10년 이상 수사 경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판사ㆍ검사 또는 변호사 출신은 전문 분야와 상관없이 10년 차 이상이면 지원이 가능하다. 5명 중 유일한 40대이자 여성 지원자인 김지영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교육이사 등을 지내면서 주로 기업 자문과 소송, 단체소송 등을 맡았다고 한다.

 
이번 공모에 응시한 5명은 서류 심사에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찰청은 오는 15일 서류 심사 합격자를 발표하고 직무수행능력, 적격성, 공직관 등을 바탕으로 한 종합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2~3인으로 압축할 계획이다. 경찰청장이 최종 후보자 1명을 추천하면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청한 뒤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경찰청은 다음달까지국수본부장 선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가수사본부 현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가수사본부 현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부 발탁 가능성도…"임명권자 결정 따라 달라져"

그러나 외부 공모에서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내부에서 국수본부장이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수본부장은 치안정감급으로 대통령이 임명권자"라며 "외부에서 채용할지 내부에서 발탁할지는 임명권자의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초대 국수본부장은 수사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시기에 임명되는 첫 책임자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은 물론 수사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며 “앞으로도 외부 개방직을 채용하겠다면 정치적 색채를 배제하고 전문성을 우선시할 수 있는 객관화된 지표가 마련돼야 한다. 내부에서 발탁한다면 외부에서도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검증 절차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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