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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지상파 편들기"vs "비대칭 규제 해소"…지상파 중간광고 전면허용

중앙일보 2021.01.13 16:15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지상파 방송사의 중간광고가 전면 허용된다. 또 지상파 방송의 광고 총량도 케이블TV와 종합편성채널 등 유료방송 수준으로 늘어난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하고 이를 입법예고키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45∼60분 분량의 지상파 프로그램은 1회(회당 1분), 60∼90분 분량 프로그램은 2회 등 30분당 1회씩 횟수를 늘려 최대 6회까지 중간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기존 유료방송ㆍDMB 등과 동일한 기준이다. 또 광고 총량도 “매체 간 규제 차이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개정돼, 지상파 방송의 광고 시간이 프로그램 편성 시간 당 최대 18%에서 20%로 늘어난다. 일평균 광고 시간 역시 15%에서 17%로 조정된다. 현재 5%로 제한됐던 가상ㆍ간접광고 시간도 유료방송 기준인 7%로 완화된다. 또 매체 구분 없이 가상·간접광고(PPL)가 금지되던 주류·대부업 등 ‘방송광고 시간제한 품목’도 해당 품목 허용시간대에 가상·간접광고가 가능해진다.
 
방통위는 개정된 시행령에 대해 1∼3월 입법예고 및 관계부처 협의, 4∼5월 법제처 심사 및 차관ㆍ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6월에 공포한다는 계획이다. 지상파의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는 시행령 개정안은 2018년에도 입법예고됐지만 의견수렴 과정에서 무산된 바 있다.  
 

◇“방송 환경 변화…비대칭 규제 해소”

지상파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며 방통위가 내놓은 명분은 방송환경 변화다. 유료방송 광고 매출이 2017년 처음 지상파를 추월한 이래 그런 흐름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비대칭 규제 해소’를 내세웠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급격한 미디어 환경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는 현재의 방송 분야 관련 법령,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제도와 관행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국내 방송 시장의 경영 위기가 방송의 공적가치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개선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상파의 중간광고가 금지되는 상황에서 편법으로 등장한 분리편성광고(PCM)에 대한 규제도 새 시행령에 포함됐다. 한 프로그램을 1,2부로 쪼개 사이에 집어넣는 PCM은 그동안 규제사각 지대에 놓여있었지만, 시행령 개정으로 중간광고와 동일한 시간 제한을 받게된다.
 
13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사진 방송통신위원회]

13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사진 방송통신위원회]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선 ‘방송시장 활성화 정책방안’도 논의한 뒤 이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방통위가 내놓은 방안 중에는 ▶지상파 방송과 지역ㆍ중소 방송사의 광고를 결합 판매하도록 한 현행 제도 전면 재검토 ▶방송법 시행령에 명시된 광고 유형만 허용하는 현행 ‘포지티브 규제’ 대신 금지되는 광고 유형만 규정하고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도입 등도 포함됐다. 두 사안 모두 지상파 방송사와 광고주협회 등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내용이다.
 

◇“지상파 편만 드는 지나친 특혜”

방통위의 이런 결정에 대해 야당 및 시민단체, 전문가 등은 우려를 표명했다.
 
황근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해도 이미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으로 빠져나가는 광고 엑소더스를 막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시장에 끼치는 영향과는 별도로 공공성ㆍ공익성이란 지상파 방송의 존립근거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제 중간광고가 허용되면 시청자들을 이탈하지 못하도록 보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트를 만들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광고주 입김에 휘둘리는 환경도 피하기 어렵다. 그러면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및 상업방송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석현 YMCA시청자시민운동본부 간사는 “방통위의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전체적으로 지상파의 민원 들어주기에 가깝다”면서 “특히 지역방송사와의 광고 결합판매 문제에서 지상파의 입장을 대폭 들어준 반면 이로 인해 불거질 문제들, 예컨대 지역방송사의 경영 위축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국회 과학정보기술방송통신위원회 야당측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까지 좋은 주파수로 혜택을 입어왔는데 이제와서 형편이 어려우니 종편과 똑같이 광고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지상파의 자구책 노력이나 국민에 대한 설득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한쪽(지상파) 편만 들어주는 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신료도 올리겠다는 KBS에 중간광고까지 허용한다는 건 지나친 특혜”라고 말했다.
 
이지영ㆍ유성운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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