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온라인에서 진행된 서울 원효초등학교의 졸업식 모습. 학생 이름·화면 등은 블러처리했다. 원효초 제공
같은 시간, 안양여자상업고도 ‘랜선 졸업식’을 열었다. 유튜브 ‘안양여상TV’ 채널엔 학생·교사·학부모 100여명이 보고 있는 가운데 지난 졸업앨범 촬영 때의 추억 사진들이 지나갔다. 채팅창도 바빠졌다. "직접 볼 수 없어 아쉬워요. 졸업해서도 행복하고 즐겁기를", "고생하신 담임 선생님들 감사드립니다", "보석보다 빛나는 딸 000, 입학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라니" 등 축하와 축복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선생님은 학교서, 학생들은 집에서 마지막 인사

경기 시흥고등학교 오상아 교사가 지난 7일 온라인 졸업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졸업장은 반 별로 시간을 나눠 전날에 나눠줬다. 유튜브 캡쳐
국민의례·학사보고·졸업장 수여·시상·축사·교가제창 등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졸업장과 졸업앨범은 미리 날짜와 인원을 나눠 받아가도록 했다. 이 때가 사실상 담임선생님과 만나 인사할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12일 진행된 서울 누원초등학교 온라인 졸업식 모습. 마지막 순서로 화면에 교가가 흘러나온다. 유튜브 화면 캡쳐
“한 번뿐인 졸업식인데…” ‘줌 졸업’ 후엔 ‘학원 줌’
같은 날 졸업식을 한 구유빈(13) 양은“한 번뿐인 졸업식을 비대면으로 해서 아쉽다”며 “코로나19가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 양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졸업식 날 줌(zoom) 프로그램으로 졸업식을 한 뒤 학원 비대면 수업을 하는 일과 영상을 남기기도 했다.

구유빈 양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꾸윱즙'에 초등학교 졸업식날의 일상을 올렸다. 온라인으로 졸업식을 한 뒤엔 다시 온라인으로 학원 수업을 듣는다. 유튜브 화면 캡쳐
오상아 경기도 시흥고등학교 교사는 지난 7일 학생들에게 온라인 졸업식을 열었다. 26명의 학생 중 16명이 접속했다. 오 교사는 “이번에 담임을 맡은 아이들과는 원격수업을 많이 했고, 학교에 나올 때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얼굴을 보기 힘들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며 “예전 졸업식과 비교하면 무언가 졸업을 시킨 것 같지 않고, 헤어졌는데 헤어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