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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부통령 피부색 보정 논란에 직접 해명 나선 '패션계 교황'

중앙일보 2021.01.13 15:11
안나 윈투어 보그 미국판 편집장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표지사진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연합뉴스

안나 윈투어 보그 미국판 편집장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표지사진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의 보그 표지 논란과 관련,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70)가 12일(현지시간) 입을 열었다. 30년 넘게 이 보그 미국판의 편집장으로 군림 중인 윈투어가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관련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앞서 보그는 2월호 표지에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사진을 게재했는데, 백인이 아닌 해리스의 피부색을 일부러 하얗게 보정하며 인종 차별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윈투어는 12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도 표지사진에 대한 여러 반응을 들었고, 왜 그런 반응이 나오는지 이해했다”면서도 “하지만 부통령 당선인을 깎아내릴 의도는 절대 아니었다”고 말했다. 윈투어는 “해리스의 당선은 미국 역사상 유색인종 여성들에게 중요한 순간을 선사했다”며 “그의 놀라운 승리를 축하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주장하듯 '화이트 워싱(유색 인종을 백인처럼 보이도록 보정하는 것)'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는 게 윈투어 측 주장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보그 2월 표지 사진. [보그 아메리카 트위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보그 2월 표지 사진. [보그 아메리카 트위터]

 
보그가 지난 10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해리스 당선인의 사진은 두 종류였다. 이중 해리스 당선인이 검은색 정장과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분홍색 커튼 앞에 선 사진을 두고는 “격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왔다. 해리스 당선인 측이 AP통신에 “하늘색 정장을 입고 찍은 다른 사진을 원했지만, 보그가 임의로 다른 사진으로 바꿨다”고 전하면서 파장은 더 커졌다. 윈투어는 이에 대해 “당초 어떤 사진을 표지로 할지 공식적으로 합의하지 않았다”며 “보그는 두 사진 중 격식을 덜 차린 모습의 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하는 현실을 더 잘 반영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마르니 패션쇼에 참석한 안나 윈투어. 연합뉴스

지난해 2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마르니 패션쇼에 참석한 안나 윈투어. 연합뉴스

 
윈투어는 표지 논란 이전에 NYT와 했던 별도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당선인에 대해 호평한 바 있다. 그는 “해리스 당선인은 (표지를 위해) 어떤 옷을 입고 싶은지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자신만의 확실한 스타일이 있었기 때문에 의상을 스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윈투어는 또 조 바이든이 부통령 런닝메이트를 고심하던 시기였던 지난해 5월 “카멀라 해리스를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실도 상기했다. 윈투어는 해리스를 당시 지지했던 이유에 대해 “오늘날 미국과 세계, 그리고 여성 모두에겐 여성 지도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사 공식 스틸 컷.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미란다 편집장'은 안나 윈투어를 모티프로 만들어졌다. 영화 세트도 실제 윈투어의 사무실과 비슷하게 꾸몄다고 한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사 공식 스틸 컷.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미란다 편집장'은 안나 윈투어를 모티프로 만들어졌다. 영화 세트도 실제 윈투어의 사무실과 비슷하게 꾸몄다고 한다.

 
윈투어 역시 패션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누려온 여성 지도자다. 1988년부터 보그 미국판 편집장직을 지키고 있는 윈투어가 패션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독보적이다. ‘패션계 교황’이란 별명까지 붙었다. 그가 수십 년째 유지하고 있는 ‘뱅 헤어(앞머리)’와 ‘검은 선글라스’는 패션계 여왕의 상징이 됐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미란다 편집장’의 실존 인물로 알려지면서 더 유명해졌다.
 
영국 출생인 윈투어엔 언론인의 피가 흐른다. 아버지가 영국 일간지 이브닝 스탠더드 편집국장을 지냈고,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와 패션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10대 시절부터 옷에 관심이 많았고, 고등학교 졸업 후인 70년 ‘하퍼스 앤 퀸’이란 잡지의 어시스트로 잡지계에 발을 들였다. 보그에 데뷔한 건 83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란 직함을 만들어 입사하면서다. 이후 보그 영국판을 거쳐 5년 만에 보그 미국판 편집장이 됐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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