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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고교후배가 '불법출금' 수사, 한달째 신고인 조사 안해

중앙일보 2021.01.13 13:38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4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4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3월 22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긴급출국금지(출금) 의혹을 수사 중인 안양지청 수사 지휘부가 의혹 당사자와 학연, 근무연 등으로 얽혀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일선 검사들은 당시 법무부 과거사위 간사로서 불법 출금 의혹의 핵심 인물로 거론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대원고 후배인 박진원 안양지청 차장이 사건을 제대로 지휘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대검, 지난달 8일 공익신고서 등 배당
안양지청 "신고서 넘겨받아 검토 중"

한 달째 공익신고자 조사도 안 해

1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일 국민의힘은 김 전 차관의 불법 출금 의혹 전반이 담긴 공익신고서를 대검에 제출했고, 해당 공익신고 사건은 안양지청 형사 3부(김제성 부장검사)에 지난 8일 최종 배당됐다. 공익신고서에는 불법의 증거가 되는 서류, 관련 법령, 과거 해당 의혹에 대한 조사와 수사의 미비점 등이 담겼다. 검사들은 "이미 2019년 법무부 감찰과 1차 수사 증거 자료까지 포함돼 있어 신고서에 근거해 당장 수사에 착수할 수 있을 정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데 정작 공익신고서를 넘겨받은 안양지청은 한 달째 신고인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선 검사들은 안양지청 지휘라인인 이근수 안양지청장, 박 차장에 대한 사건을 뭉개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스1]

지청장도 이성윤과 근무연 

특히 박 차장이 이 차관과 대원고 선후배 사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차관은 2019년 3월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김 전 차관의 성 접대 의혹 등을 조사할 당시 법무부 법무실장으로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간사위원 역할을 했다. 이 차관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퇴임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취임이 맞물린 시기에 이뤄질 검찰 인사에서 사실상 법무부의 구심점이 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이런 이 차관이 당시 불법 출금을 기획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그의 후배가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직접 지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차관은 13일 "출국을 막을 필요성을 언급한 것일 뿐 구체적인 절차는 잘 알지 못했다"고 제기된 의혹에 선 긋기에 나섰지만,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선 검사들은 "이 지청장과 박 차장은 서울대 91학번 동기로 말을 트고 지내는 사이"라며 "박 차장이 복지부동하는 이상 이 지청장도 별 수 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 차장이 이 차관과 학연이 있어서 수사를 지연하고 있다는 의혹은 어불설성이라고 봤다. 한 검찰 간부는 "학연이 있다고 해서 실제 사적으로 친한 관계인지, 학연이 수사에 영향을 미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이 지청장은 전 차관의 불법 출금 직후 은폐 시도를 한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휘하에서 각각 2차장검사로 근무한 인연도 있다. 이 점 역시 수사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도 검찰 내에 나오고 있다. 
 
이 지검장은 김 전 차관의 출금 다음 날인 2019년 3월 23일 서울동부지검 고위관계자에게 전화해 결재권자인 동부지검장 모르게 내사번호가 부여됐다는 사실을 통보하고 '동부지검이 내사번호 부인을 추인하는 거로 해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양지청은 이 같은 수사 뭉개기 의혹에 "공익신고서를 받아 절차에 따라 검토 내지 수사 중"이라며 짧게 입장을 밝혔다.
 
정유진·강광우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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