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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 떠나는 서울중앙지법, 후임 원장에 김인겸 거론

중앙일보 2021.01.13 05:00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민중기(62ㆍ사법연수원 14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 후임으로 김인겸(58ㆍ18기)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재임 민중기 법원장 사의 표명 후속
다음 달 9일 고위 법관 인사 폭 커질 듯
정기 인사 앞두고 현직 70여명 대거 사표

이례적 3년 자리 지킨 민중기, 법원 떠난다

현장풀) 민중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수원고법과 산하 법원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현장풀) 민중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수원고법과 산하 법원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 원장은 최근 대법원에 사의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민 원장은 김명수 대법원장(62ㆍ15기) 취임 이후인 2018년 2월부터 전국 최대 규모의 지방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자리를 지키며 법원 내 사법개혁 논의를 이끌어왔다.
 
민 원장의 사의 표명 소식에 이날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민 원장이 이례적으로 3년간 자리에 있었다”며 “이런 전례가 거의 없는 만큼 이번에 사직할 거라는 얘기가 이전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민 원장은 김 대법원장의 서울대 법대 동기이자,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김 대법원장이 지명될 당시 대법원장 유력 후보군으로 경합을 벌였다고 한다. 김 대법원장 부임 직후인 2017년 11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위원장을 맡았다.
 
민 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항소심 선고를 즈음해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 문건을 근거로 3차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이는 사법부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후임 물망 김인겸 차장…"나경원뿐 아니라 조국과도 동기"

민 원장의 후임으로는 김인겸(58ㆍ18기)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거론된다. 2019년 1월 임명된 김 차장은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 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맡아왔다.
 
김 차장은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으로부터 나경원 전 의원 수사 영장기각과 관련해 ‘법원 카르텔’이란 비판을 받자 “조국 전 장관과도 동기입니다“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김 차장과 나 전 의원, 조 전 장관은 모두 서울대 법대 82학번이다.
 
성지용(57ㆍ18기) 춘천지방법원장과 배기열(56ㆍ17기) 서울행정법원장 등도 후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성 원장 역시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2017년 11월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지난 2019년 신도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록 목사의 항소심에서 재판장을 맡아 1심 선고형보다 1년 많은 징역 16년형을 선고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뉴스1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뉴스1

배 원장은 지난해 퇴임한 권순일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돼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다. 배 원장이 자리에 있던 지난해 말 서울행정법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올해도 서울중앙지법원에 주요 재판들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원장 자리를 두고 김명수 대법원장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9일 고위 법관 인사를 시작으로 법원은 올 정기 인사를 단행한다. 김형천 창원지법원장·구남수 울산지법원장 등 현직 법원장들을 포함해 고법부장, 판사 등 70여 명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60명이 사직한 지난해보다 더 많다. 법원 안팎에서는 전관 변호사 사건 수임제한 기간을 현행 1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변호사법 개정을 법무부가 추진하면서 법복을 벗는 판사들이 늘어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법행정권 남용' 연루 판사들도 사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았던 정다주ㆍ김민수 부장판사도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장판사는 2013년 2월부터 2년 동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으로 근무하면서 재판거래 의혹이 제기된 문건들을 작성한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김 부장판사는 판사 뒷조사 문건 등을 작성한 사유로 역시 징계를 받았다. 김 부장판사의 경우 대법원의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내기도 했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대법관이 되지 못한 고위 법관은 원로법관으로 법원에 남아 후배들과 재판을 하거나, 아니면 나가는 선택지 외에 할 게 없다”며 “거기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겪으며 법원 내부가 분열된 상황에 염증을 느끼고 나가는 판사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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