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차 온택트 정책워크숍에 참석해 주호영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3자구도'로 치러지더라도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특히 안 대표와의 연대에 소극적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3자구도로 치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야권 단일화가 무산돼 여당 후보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 후보, 제3지대의 안 대표간 3파전이 벌어져도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를 확신한다"고 했다.
①김종인이 그리는 95년 모델

민주당의 서울시장후보 경선에 뛰어든 조순 전 한국은행 총재가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1995년 선거에서 DJ는 조 전 총재를 전폭 지원했다. 중앙포토
실제로 선거는 조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김 위원장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지금 국민의힘도 (참패했던)지난 4ㆍ15 총선 때와는 당이 달라졌다”며 “지금 변화의 바탕을 깔고서 4월 7일까지 가면 우리가 이긴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95년 선거의 조순 자리에 국민의힘 후보를, 박찬종의 위치에 안 대표를 대입시키며 '안 대표가 계속 당 밖에 머물다간 결국 박 후보처럼 낙선할 것'이란 주장을 편 셈이다. 김 위원장은 “3자구도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말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당연하다. 2자로 가면 좋겠지만, 단일 후보가 안 돼서 자기(안 대표)가 (선거에) 나가는 걸 막을 순 없다”고 답했다.

1995년 민주당 조순(가운데) 서울시장 후보는 당시 인기 TV드라마였던 '판관 포청천'을 빗댄 '서울 포청천' 이미지를 강조했다. 왼쪽은 당시 조 후보의 선거전략본부장을 맡았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중앙포토
당시 민주당의 막강한 조직력은 조 후보의 승리에 일조했다. 당시 조 후보의 선거전략본부장이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였다. 흰 머리카락에 흰 눈썹인 조 후보를 당시 유명 TV 드라마 ‘판관 포청천’에 빗대 ‘서울 포청천’이라고 부르며 이미지 메이킹에 나선 민주당의 전략도 주효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잇따른 선거 패배로 인해 국민의힘의 조직력은 대폭 약화돼 있다.
②안철수의 절치부심, 11년 모델

2011년 10월 서울시장 선거 야권 후보 경선 TV토론회에 나선 당시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박원순 무소속 후보. 중앙포토
박영선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2011년 10월 3일)한 박원순 후보에겐 민주당이라는 든든한 ‘뒷배’까지 주어졌다. 당시 문재인ㆍ유시민ㆍ이해찬ㆍ심상정 등 쟁쟁한 야권 인사들이 박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지원에 나섰다. 결국 선거는 박 후보(53.4%)가 나 후보(46.2%)를 꺾으면서 끝났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1995년과 2011년의 두 선거는 박찬종과 박원순이 무소속이었다는 공통점 외에는 조직력과 구도 면에서 완전히 다른 선거였다”며 “올해 선거는 제3지대 돌풍이 국민의힘과 어떤 방식으로 결합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손국희ㆍ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