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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넓히고 담장 쌓고…‘풀뿌리 뉴딜’로 3000개 마을 새단장

중앙일보 2021.01.13 00:03 18면
충북 단양군 대강면 직티리 마을이 ‘우리마을 뉴딜사업’으로 진입도로를 정비했다. 바닥이 갈라졌던 길(왼쪽 사진)이 아스팔트로 변했다. [사진 단양군]

충북 단양군 대강면 직티리 마을이 ‘우리마을 뉴딜사업’으로 진입도로를 정비했다. 바닥이 갈라졌던 길(왼쪽 사진)이 아스팔트로 변했다. [사진 단양군]

지난 5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장자마을 1단지 아파트. 4개월 전만 해도 곧 무너질 것 같던 아파트 울타리가 탄탄한 금속 재질로 바뀌어 있었다. 중학교와 인접한 이 아파트는 울타리를 넘어다니는 학생들 때문에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충북 ‘우리마을 뉴딜사업’ 4개월
주민 주도로 정비사업 결정
도는 11개 시·군에 사업비 지원
업체엔 일감, 주민은 일자리 생겨

2004년 준공 이후 울타리 3개면 중 2개는 교체했지만, 학교를 사이에 둔 울타리 1곳(130m)은 예산 부족으로 방치했다. 280여 가구에 불과해 아파트를 보수할 장기수선충당금도 부족했다. 관리소장 김상진(64)씨는 “지난해 8월 입주자대표 회의를 통해 울타리 교체를 마을 숙원사업으로 정한 뒤 청주시에 신청서를 냈다”며 “한 달 뒤 지역 업체를 통해 1500만원을 들여 공사를 마쳤다”고 말했다.
 
충북도가 추진한 ‘우리마을 뉴딜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사업은 충북 11개 시·군이 소규모 공사를 발주해 업체에 일감을 주고, 주민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마을 SOC(사회간접자본) 개선 정책이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지난해 5월 사업 추진을 발표한 뒤 사업선정 등 절차를 거쳐 그해 9월부터 진행했다.
 
충북도는 이 사업에 707억원을 투입했다. 시 단위 지역 51개 동별로 2억원 이하, 군 단위 지역 3024개 행정리별로 2000만원 이하 사업비를 지원했다. 지원 대상은 마을 안길 포장, 하수도·배수로 정비, 체육공원·마을주차장 포장, 꽃길 조성, 마을회관·농기계 창고 정비 등 소규모 공사가 필요한 사업으로 범위를 정했다.
 
사업은 반상회와 주민자치위원회를 통해 결정했다. 주민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충북도와 시·군이 절반씩 사업비를 부담했다.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는 지역 업체로 한정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마을에 주차장이나 꽃길을 만든다고 가정하면 읍내 시멘트 판매업자와 동네 철물점, 새참 파는 가게에 곧바로 일감이 돌아간다”며 “마을 주민이 직접 일용직 근로자로 참여할 수 있어 소득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도는 면 단위 1개 마을 사업에 연인원 30명의 고용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마을 뉴딜사업 추진 결과 마을 길 정비와 공동주택 수리 등 생활편익 사업이 1994건(55.1%)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경로당 정비, 마을 쉼터 조성, 체육시설 설치 등 주민복지 사업은 833건(20.8%)으로 뒤를 이었다. 마을 방송설비 구축, 화재경보기 설치, 무인택배함 설치 등 디지털화 사업은 368건(10.2%)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사는 음성군 금왕읍 무극1리는 어린이 놀이터에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어 문구가 뜨는 2000만원짜리 대형 전광판을 설치했다. 노경호 음성군 지역개발팀장은 “다국어 전광판이 생기면서 외국인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줄었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올해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보고 2차 우리마을 뉴딜사업 재개 여부를 정한다. 서인배 충북도 균형정책팀 담당은 “재난지원금은 소비에 그칠 수 있지만, 소액 공사는 업체 수익과 함께 일용직 근로자나 마을 주민의 근로 소득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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