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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대출 잔액과 연체율↑…가계 대출 곳곳에서 ‘빨간불’

중앙일보 2021.01.12 15:31
가계 빚이 1700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가계대출 곳곳에서 빨간불이 커지고 있다.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대출 잔액이 지난해 크게 늘었다.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대출 급증세를 조절하면서도 서민들의 긴급 생활 자금은 끊기지 않도록 ‘저글링’ 해야 하는 금융 당국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모습. 연합뉴스

저축은행 대출 지난해 17% 뛰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대출 잔액은 총 376조8422억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 말 대비 30조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금융권의 대출이 늘었지만, 특히 저축은행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전 금융권 평균 대출 증가 폭은 2019년 6.7%, 지난해 10.1%로 나타났지만, 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9.9%에서 17%로 뛰었다. 
 
저축은행 대출은 금융권의 약한 고리다. 가계 대출의 취약차주(금융 기관 대출 3건 이상을 보유한 다중채무자 또는 소득 하위 30%인 저소득자) 비중은 지난해 기준 23.8%다. 은행(3.4%), 상호금융(5.3%), 보험회사(7.1%)와 여신전문금융회사(13.3%) 등 다른 금융권에 비해 높았다. 
 
가계 빚이 늘고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한 우려 속 금융 당국은 은행권 신용대출을 죄고 있지만, 2금융권 대출은 긴급 생활비로 쓰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섣불리 규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증가분은 대부분 중·저신용 차주에게 돌아갔고, 연 16%대 금리로 돈을 빌려 주식이나 비트코인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 수익률보다 대출이자가 더 비싸기 때문에 ‘빚투’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2~4%지만 카드론은 14%, 저축은행은 16% 수준이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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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저축은행 건전성 ‘경고등’

대출 증가세 만큼이나 걱정스러운 것은 커지는 부실 위험이다. 일부 저축은행 건전성 지표에는 이미 경고음이 들어왔다.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5%다. 연체율이 10%를 넘어선 곳도 있다. 지역별로 서울 1곳(ES), 인천·경기 2곳(부림·상상인), 대구·경북·강원 2곳(머스트삼일·대아), 충청 1곳(상상인플러스), 부산·경남 1곳(조흥)의 저축은행에서 10%~25% 수준의 연체율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고 건전성 동향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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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2금융권 기업 대출 중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이 90%를 차지하는데, 재무제표 등으로 경영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법인과 달리 소상공인은 사전 부실 징후를 포착하기 어렵다”며 “당국의 코로나19 금융 지원 연착륙 방안에 발맞춰 금융권도 부실가능성을 관리할 수 있는 조기 경보 시스템을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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