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햄 들었나? 샌드위치 압수" 유럽 간 영국인들 '브렉시트 현타'

중앙일보 2021.01.12 15:21
네덜란드 후크반홀란드시 페리 터미널에서 세관원이 영국인 입국자의 차량 내부를 살피고 있다. [네덜란드 방송사 NPO1]

네덜란드 후크반홀란드시 페리 터미널에서 세관원이 영국인 입국자의 차량 내부를 살피고 있다. [네덜란드 방송사 NPO1]

"샌드위치 안에 햄이 들었나요? 그럼 압수입니다"

 
11일(현지시간) BBC는 네덜란드 항구 마을 후크반홀란드의 페리 터미널에서 영국인들이 샌드위치를 압수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 '브렉시트' 이후 EU가 영국발 육류 등 식재료 반입을 금지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후크반홀란드시는 영국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네덜란드 남서쪽 항구 마을이다. 네덜란드 세관원은 영국발 페리를 타고 도착한 차량 운전자들에게 "고기, 과일, 야채, 생선 등 일부 식품들은 유럽으로 반입할 수 없다"고 안내했다. 이때 차량을 살피던 세관원의 눈에 호일로 싼 샌드위치 여러 개가 포착됐다. 세관원은 운전자에게 "샌드위치 안에 햄이 들었는지" 물었다.
 
네덜란드 후크반홀란드시 페리 터미널 세관원이 영국 입국자에게서 압수한 샌드위치.[네덜란드 방송사 NPO1]

네덜란드 후크반홀란드시 페리 터미널 세관원이 영국 입국자에게서 압수한 샌드위치.[네덜란드 방송사 NPO1]

운전자가 "그렇다"고 답하자 국경 관리는 "샌드위치를 모두 압수하겠다"고 했다. 운전자는 놀란 동시에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이다 "빵은 두고 고기만 가져가면 안 되겠냐"고 물었지만 소용없었다. 이어 국경 관리는 "브렉시트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금지 조치는 지난 1일 브렉시트 전환 기간이 끝난 뒤 시행됐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 출발한 여행자들은 육류나 유제품이 포함된 제품을 EU 국가에 반입할 수 없게 됐다. 분유나 유아용 식품, 특수 식품 등 예외 항목도 있다
 
EU 집행위는 일부 식품군에 돼지열병과 동물성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이 들어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 금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이처럼 브렉시트가 실생활에서 확인되는 일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당장 영국과 EU 사이의 물류도 위축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배송업체 DPD는 유럽으로의 배송 업무를 일시 중지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새로운 국경 통관 절차가 적용되면서 운송에 더 많은 시간과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마이클 고브 내각부 장관은 "앞으로 몇 주간 국경에서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영국과 EU가 무관세·무쿼터 원칙의 '미래관계 협상'을 맺었지만 세부 사항에선 여전히 논란거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영국에서 완성된 제품인지 일부만 제조된 제품인지에 따라서 관세가 붙을 수도, 붙지 않을 수도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