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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용적률 20%만 올려도 3억 떨어지는데…

중앙일보 2021.01.12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1만2000여 가구가 들어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부지. 2019년 12월 착공했지만 분양가 문제로 분양이 미뤄지고 있다. [중앙포토]

1만2000여 가구가 들어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부지. 2019년 12월 착공했지만 분양가 문제로 분양이 미뤄지고 있다. [중앙포토]

3기 신도시 등 정부의 대규모 주택공급 확대에 고분양가 비상이 걸렸다. 내려갈 것으로 기대한 민간택지 상한제 분양가가 더 올라가면서 정부의 분양가 정책에 구멍이 뚫리고 공급 확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취임한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이 ‘부담 가능한 주택’을 내세우고 있어 분양가 인하가 주택공급 확대와 함께 향후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주택공급 확대 발목 잡는 고분양가
신반포3차·경남 3.3㎡당 5669만원
상한제 규제 전 4892만원보다 높아
용적률 올리면 가구 수도 늘어나
시세차익 환수 등 로또 방지책 필수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 분양가(3.3㎡당 5669만원)는 상한제 전 규제 가격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3.3㎡당 4892만원)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HUG의 막무가내식 규제 방식이 분양가를 되레 더 올린다고 지적한다. HUG는 최근 1년 이내 분양가를 상한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1년 이내 간격으로 분양이 이어지면 몇 년이 지나더라도 분양가가 제자리걸음을 한다. 강남에서 3.3㎡당 4892만원이 등장한 게 2018년 10월이다. 그 사이 땅값이 많이 올라 상한제 분양가가 눈에 보이지 않게 계속 상승한 셈이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HUG 규제 방식이 한계를 넘어섰다”며 “정부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상한제에서 빼주겠다고 한 공공재개발 등의 유인책이 효과를 잃게 됐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를 낮추는 방법으로는 같은 크기의 땅에 집을 더 많이 짓도록 용적률(사업부지 대비 지상건축연면적 비율)을 높이는 게 효과적이다. 실제로 현재 2990가구를 짓는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용적률(300%)을 20%만 올려도(360%) 3.3㎡당 4900만원으로 3.3㎡당 800만원가량 낮출 수 있다. 84㎡(이하 전용면적) 기준으로 3억원 가까이 내려간다. 증가하는 가구 수가 84㎡ 650가구다.
 
강남 재건축 용적률 상향 효과

강남 재건축 용적률 상향 효과

정부가 공공 재건축에 허용키로 한 500%를 적용하면 분양가를 3.3㎡당 1800만원(84㎡ 6억원) 낮추고 84㎡ 2100가구를 더 짓는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땅값이 비싼 강남 등 인기 지역일수록 용적률 상향에 따른 분양가 인하 효과가 크고 주택공급도 많이 늘릴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고 말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가 2010년대 초 보금자리주택을 도입하면서 땅값을 낮춘 방식을 쓰면 분양가를 훨씬 더 낮출 수 있다. 아파트용지 가격을 현행 감정평가금액이 아니라 조성원가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다. 감정평가 금액이 높게 나오는 인기 지역일수록 분양가 인하 폭이 크다. 보금자리주택 때 60㎡ 이하 용지는 조성원가의 95%, 60~85㎡ 110%였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의 경우 59㎡가 3.3㎡당 800만원(가구당 2억원), 84㎡ 3.3㎡당 700만원(가구당 2억3000만원) 낮출 수 있다.
 
분양가 인하에서 함께 검토돼야 할 대책이 ‘로또’ 방지다. 분양가를 낮추면 로또가 더 커져 분양시장 왜곡 등 기존 로또 부작용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이현석 건국대 교수는 “분양 때보다 양도 때 시세차익 일부를 환수하면 분양가를 높이지 않으면서 로또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양가 인하는 사업성을 악화시켜 공급을 줄일 위험성을 갖고 있다”며 “공급 확대와 로또 방지를 두루 포괄하는 묘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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