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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안철수와 통합론 비판 “이러다 콩가루 집안 된다”

중앙일보 2021.01.12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창립 64주년 기념식에서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창립 64주년 기념식에서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 및 당 대 당 통합 논의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봇물 터지듯 터져나오는 가운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왜 (자꾸) 그런 얘기를 하느냐, 이러다 콩가루 집안 된다”며 거부감을 강하게 표출했다.
 

오세훈·정진석 거론하며 불만 표출
“서울시장 3자구도 가도 승산있다
국민의당과 통합 있을 수 없는 일”
안철수는 대구 사찰서 홍준표 만나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비대위 회의에 앞선 비대위원들과의 티타임 자리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정진석 당 공천관리위원장 등을 거론하며 “왜 자꾸 안 대표를 끌어들이려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참석자는 “(김 위원장은) 상당히 격노한 모습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날 정진석 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 전당대회를 열어 새 둥지를 트는 방식으로 중도 통합론을 완성해야 한다”며 “윤석열 검찰총장도 자리에서 내려온 후 광야를 떠돌 필요 없이 이 둥지를 선택하면 된다”고 했다. 오 전 시장 역시 지난 7일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할 경우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조건부 출마 선언’을 했다. 오 전 시장과 안 대표는 이번 주 회동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이날 티타임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안 대표 등 3자 구도로 가더라도 우리가 후보를 잘 내면 이길 수 있으니 더는 안 대표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자기 후보를 내기도 전에 밖에서 찾는 게 기회주의가 아니냐. 이건 콩가루 집안이다. 이렇게 선거 치르면 국민이 (우리를) 뭘로 보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특히 오 전 시장을 콕 집어 “출마하면 하는 것이고, 안 하면 안 하는 것이지 세상에 그런 출마 선언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민의당과의) 정당 통합이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나는 상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 대표를 비롯한 서울시장 후보 3자 구도에서도 승리를 전망하느냐는 질문에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같은 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구시 팔공산 동화사를 나서며 스님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구시 팔공산 동화사를 나서며 스님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김 위원장의 강한 질타는 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단일화 논의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철수냐, 아니냐”는 프레임 자체가 국민의힘과 김 위원장 측에 불리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제동에도 야권 단일화 움직임은 확산일로다. 특히 이날 안 대표는 대구의 한 사찰(팔공산 동화사)에서 야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조우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에 대한 신년 인사 시간이 일치하면서 우연히 만난 자리였다고 양측은 밝혔지만 김 위원장의 격노와 대비돼 정치권에선 화제가 됐다.
 
홍 의원은 이날 안 대표와의 만남 직전에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평생을 ‘낭중지추’의 삶을 살고자 했는데 올해부터는 ‘난득호도(難得糊塗·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이며 살기는 힘듦)’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요구하니 연초부터 참 난감하다”며 “그러나 안철수 대표를 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빈 구석이 있어야 사람이 몰려든다는 것은 YS를 봐도 정치적으로 증명이 됐으니까”라고 적었다. 홍 의원은 12일엔 또 다른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전 의원과 만날 예정이다.
 
김기정·성지원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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