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병상의 코멘터리]북한 당대회..편견없이 들여다보기

중앙일보 2021.01.11 21:04
 
 

북한 최고 정치이벤트 당대회..김정은 사흘간 9시간 육성보고
극심 경제난,남한은 불신, 미국과 대화 절박한 상황 드러나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일 평양에서 제8차 노동당 대회를 열고 개회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6일 밝혔다. 신문은 "5일 9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들과 함께 대회 주석단에 등단하시었다"라며 "김정은 동지께서 당 제8차 대회 개회사를 하시었다"라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일 평양에서 제8차 노동당 대회를 열고 개회사를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6일 밝혔다. 신문은 "5일 9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들과 함께 대회 주석단에 등단하시었다"라며 "김정은 동지께서 당 제8차 대회 개회사를 하시었다"라고 전했다.

 
 
 
 
1.
지난주 북한 8차 당대회는 매우 드문 이벤트입니다.
1980년 6차 대회를 김일성이 개최한 이후 36년간 안열렸습니다.  
김정은 등장 5년차인 2016년 비로소 7차 대회가 열렸고, 올해가 8차 대회입니다.  
김정일은 한번도 당대회를 열지 않았습니다.  
 
2.
김정은이 아버지처럼 ‘교시’를 통한 통치보다 ‘노동당’이라는 시스템을 통한 통치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좀 나은 방식같습니다.  
김정은이 당대회를 그만큼 중요시하다보니, 대회 사흘간 9시간에 걸쳐 육성보고를 합니다. 지난 5년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 5년 계획을 밝힙니다.  
이번 대회에서 김정은은 당 최고직인 총비서에 취임했습니다. 당장악이 일단락된 것으로 보입니다.  
 
3.
보고 내용 골자는 다음날 노동신문에 장문으로 요약보도됩니다.  
 
북한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많은 정보가 담겼는데, 정작 우리 언론의 보도를 보면 헷갈립니다.  
보수언론은 북한이 곧 핵공격을 해올 것처럼 주장합니다. 진보언론은 김정일이 무슨 평화 메시지 보낸듯 착한 소리만 골라 씁니다.  
 
워낙 장문의 보고이기에 정파성에 맞는 대목만 골라 인용하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됩니다.
 
4.
내용의 골자만 추려보자면 김정은 연설은 그리 과장할 것도 아니고 별로 새롭지도 않습니다.  
 
-첫째, 핵을 포함한 무력을 계속 강화하겠다.(핵잠수함과 다양한 전술핵 개발하겠다.)
-둘째, 남북관계는 남한이 말 잘 들으면 호의를 보이겠다.(첨단무기 수입하지 말고, 한미군사훈련 하지말라.)
-세째, 미국은 무찔러야할 적이지만 대등한 핵보유국으로 협상하겠다.(미국은 북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
 
5.
각론으로 보자면 변주가 이어집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경제분야입니다.
 
지난 7차 대회 당시 경제분야는 전체 보고의 22%였는데, 이번엔 51%로 왕창 늘었습니다.  
반면 대남관계는 19%에서 8.3%로 줄었습니다. 미국을 의미하는 대외관계도 15%에서 7.7%로 줄었습니다.
 
경제 어려움에 대해 김정은은 ‘최악중의 최악 난국’이라 표현했습니다. ‘미국의 제재와 자연재해, 코로나까지 겹친 난관에 직면한 나라는 북한 뿐’이라는 인식입니다.  
 
6.
남한 당국자에 대한 불신이 상당해 보입니다.  
 
북한에 대한 지원(공동 방역.백신지원.개별관광 재개)에 대해 ‘비본질적인 문제로 남북관계개선에 관심 있는 인상 보이려한다’고 일축합니다.  
그간 북한이 남한을 배려해준듯‘이전처럼 일방적으로 선의를 보여줄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남북관계회복은 남조선당국 하기에 달렸다’고 꼬십니다.  
 
7.
북한이 사실 가장 신경 쓰는 대목은 미국과의 대화입니다.
 
김정은은 바이든 당선이 확정되자 각국 공관에 ‘미국 자극하지 말라’는 내용의 경고를 했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자극성 발언은 없었습니다.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대조선정책 본심은 변하지 않는다’며 ‘대미전략을 책략적으로 수립하겠다’고 점잖게 표현했습니다.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을 외교성과를 내세웠습니다.  
 
8.
결론..김정은은 경제적 고난 속에서도 권력을 다잡았습니다. 겉으론 허세를 부리고 있지만 내심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자면 당분간 북한 관련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임기말 문재인 정부가 뭐를 하든 북한은 별로 안움직일 것 같습니다. 올해 김정은의 서울 답방? 거의 잠꼬대로 들립니다.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미국은 아주 신중하게 꼼꼼하게 움직일 겁니다.  
 
9.
바이든은 남북관계 최고전문가인 웬디 셔면을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했습니다.  
 
웬디는 클린턴 정부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한반도전문가이지 이란핵협상의 주역입니다.  
지난 2019년 하노이 노딜 정상회담 직후 ‘영변핵 폐기만으로 제재를 해재할 수 없다’는 소신을 밝혔습니다.  
20여년전보다 더 강경해졌습니다.  
상황이 더 악화됐으니까요. 
 
〈칼럼니스트〉
2021.01.11.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