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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항의한 재계···주호영 "합의 안해줬다" 진땀 해명

중앙일보 2021.01.11 17:40
 

어떻게 여야가 합의해서 이런 법을 통과시킬 수 있느냐

-석용찬 경영혁신중소기업회장

언론이 잘못 보도했다. 저희가 합의한 게 아닌데 오해 없길 바란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경제단체 간담회’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관한 경영계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이날 간담회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장, 정달홍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 김임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 등이 참석했다.오종택 기자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경제단체 간담회’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관한 경영계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이날 간담회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장, 정달홍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 김임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 등이 참석했다.오종택 기자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11일 오후 국회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찾아 8일 본회의를 통과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중대재해법’)의 보완 입법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장 직무대행 등 6개 경제단체장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선 주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전주혜 의원 등이 참석했다.
 
단체장들은 한목소리로 중대재해법이 “기업인을 범죄자로 내모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각종 규제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해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의 사정)이 더 악화될 처지”라며 “앞으로 어떻게 헤쳐 나갈지 암담하다”고 했다.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은 “중대재해법의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게 건설 산업분야인데, (입법 관련)건의가 하나도 반영이 안 됐다”며 “5만 회원사 중 70%에 해당하는 소규모 업체가 겪는 고통을 반영해줘야하는 것 아니냐. 전국에 산재한 현장을 대표가 무슨 수로 중앙에서 다 관리하라는 건지 법 만든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국민의힘이 중대재해법 통과에 합의해 준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석용찬 회장은 “국민의힘이 (해당 법을)반대했었는데, 어떻게 여야가 합의해서 이 법을 통과시킬 수 있는지 충격과 실망이 크다”며 “유예기간 동안 국민의힘이 노력해 법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김기문 회장도 “많은 경제단체들이 한 달 동안 열심히 뛰어다니고 국회에도 몇 번 오면서 노력했는데, 전혀 만족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와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고 항의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법 시행 전에 기업인들이 기업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된 뒤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 재단 이사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 해단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된 뒤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 재단 이사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 해단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합의 처리한 게 아니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해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는 102석밖에 안 되고 저쪽이 밀어붙였다. 최악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한 게 이 정도”라며 “합의해서 처리했다는 건 오해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당 대표, 원내대표가 8일까지 무조건 통과된다고 하는데, 법 체계도 못 갖췄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는 게 맞느냐는 고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여당이 자기 입맛대로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방치하느니 논의에 참여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취지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주 원내대표와 전주혜 의원은 “산업재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예산도 많이 받을 수 있다”며 단체장들을 다독였다고 한다. 특히 당초 법인 대표에 국한됐던 '경영 책임자'의 범위가 법사위 논의를 거치며 ‘대표 또는 안전보건 담당자’로 넓어진 걸 거론하며 “100% 대표가 책임을 져야하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야당이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국민의힘측이)벌금형이든 징역형이든 한 가지로 처벌받는 방향으로 보완입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현행법에선 의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영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병과할 수 있다.
 
다만 재계에선 “다 통과시켜놓고 보완하겠다는 건 뒷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8일 본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 85명 가운데 39명만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중대재해법을 심사한 법사위 제1소위 위원인 전주혜, 유상범 의원은 찬성표를 던졌다. 44명은 기권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재계측 인사는 “이미 법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시행령이나 규칙도 별로 고칠 게 없을 것 같다. 법을 폐지하지 않는다면 보완을 한다고 해도 달라지는 게 특별히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장 (보완입법에 대한)계획이 있는 건 아니고, 1년 유예기간 동안 현장의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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