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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빚 있다" 금은방 턴 경찰 간부…사이버 도박 혐의 포착

중앙일보 2021.01.11 16:37
금은방에서 수천만원 어치의 귀금속을 훔쳐 구속된 현직 경찰관이 인터넷 도박을 한 정황까지 드러나 경찰이 수사 중이다.
 

수사 과정에서 ‘인터넷 도박’ 송금 정황 나와
경찰 간부, 도박 부인했지만…추가 수사키로

광주 남부경찰서는 금은방에 침입해 귀금속을 훔친 광주 서부경찰서 소속 A 경위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A 경위가 귀금속을 훔치는 모습이 촬영된 금은방 CCTV 영상. 연합뉴스

광주 남부경찰서는 금은방에 침입해 귀금속을 훔친 광주 서부경찰서 소속 A 경위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A 경위가 귀금속을 훔치는 모습이 촬영된 금은방 CCTV 영상. 연합뉴스

광주광역시 남부경찰서는 11일 “금은방에서 25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구속된 A 경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도박 정황을 확인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 경위는 지난해 12월 18일 오전 4시쯤 광주시 남구의 한 금은방에 침입해 금·진주목걸이 등 귀금속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일 A 경위를 체포한 뒤 범행 동기를 추궁하면서 “억대 빚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계속된 수사 과정에서 A 경위가 인터넷 도박에 빠져 관련 계좌에 돈을 송금한 정황까지 포착했다. A 경위는 지난 8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억대의 빚을 지게 된 배경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도박은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당초 구속영장에 특수절도 혐의만 적시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경찰이 ‘제 식구 감싸기 봐주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18일 귀금속 절도 사건이 벌어진 광주광역시 남구의 한 금은방. 광주 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이곳에서 25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독자]

지난달 18일 귀금속 절도 사건이 벌어진 광주광역시 남구의 한 금은방. 광주 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이곳에서 25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독자]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은 검거 시점부터 36시간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며 "시간 제약 때문에 증거가 명확한 특수절도 혐의만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 경위가 인터넷 도박을 했다는 진술만으로는 혐의 입증이 어려워 구체적인 증거 확보 차원에서 추가 수사가 필요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A 경위 특수절도 혐의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더라도 인터넷 도박에 관련된 혐의는 추가 수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A 경위의 인터넷 도박 혐의 수사는 광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진행 중이다. 경찰은 A 경위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거쳐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할 계획이다.
 
 경찰은 11일 A 경위의 특수절도 혐의 부분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넘겼다. A 경위는 지난해 18일 범행 당시 차량 번호판을 가리고 이동하면서 추적을 피했다. 금은방에는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A 경위가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렸기 때문에 신원을 특정하기 어려웠다.  
 
 A 경위가 공구로 금은방 셔터를 자른 뒤 유리 진열장을 부수고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시간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는 사설 경비업체가 도착하기 전 현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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