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성범, 태평양 못 건너고 다시 마산항으로

중앙일보 2021.01.11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불발됐다. NC로 돌아온 그는 FA가 되는 내년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뉴스1]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불발됐다. NC로 돌아온 그는 FA가 되는 내년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뉴스1]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외야수 나성범(32)의 메이저리그(MLB) 진출이 불발됐다.
 

메이저리그 진출 불발, NC와 계약
부상·코로나 등 주변여건 안 좋아
계약 못한 현지 거물급 FA도 다수
현지 분위기 싸늘, 양현종도 난망

지난해 해외 진출 자격을 채운 나성범은 MLB 진출을 위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신청했다. 마감시한인 10일 오전 7시(한국시각)까지 어느 팀과도 계약하지 못했다.
 
나성범은 당초 2019시즌 직후 미국 진출을 계획했다. 그런데 그해 5월 주루 플레이를 하다 오른쪽 무릎을 다쳤고, 도전을 1년 미뤘다. 나성범은 지난해 타율 0.324, 34홈런 112타점으로 부활했다. ‘수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손잡은 터라 미국 행이 무난해 보였다. 보라스는 박찬호, 류현진의 대형 계약을 끌어낸 바 있다. 보라스는 ‘5툴(five-tool) 플레이어’(장타력, 콘택트, 스피드, 수비, 송구능력을 모두 갖춘 선수)라는 강점을 부각했다.
 
MLB가 평가한 나성범의 경쟁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상 여파가 큰 영향을 미쳤다. 나성범은 2018년까지 연평균 14.8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개에 그쳤다. 주루 능력은 유지했으나, 부상 우려 때문에 도루 시도 자체를 줄였다. 수비력도 예년보다 떨어졌다. 어깨는 여전히 강하지만 수비 범위가 줄었다. 약점으로 꼽히던 높은 삼진율(25.3%)도 개선하지 못했다. 힘과 타격이 뛰어나도 활용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32세란 적지 않은 나이도 걸림돌이었다. 내야수인 데다 젊은 김하성(26)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시점도 좋지 않았다. MLB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관중 없이 정규시즌을 팀당 60경기씩으로 치렀다. 구단들의 재정 악화가 심각하다. 많은 구단이 해고를 통해 직원 수를 줄였을 정도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도 얼어붙었다. 트레버 바우어, 조지 스프링거, J.T 리얼무토, D.J 르메이휴 등 거물급 FA도 계약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 매체 트레이드루머스닷컴은 “이번 겨울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구단들이 관심을 갖기에 나성범은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 FA 시장이 느리게 진행되는 가운데 30일의 포스팅 기간도 불리했다”고 지적했다.
 
나성범은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큰 미련은 없다. 다른 기회가 또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올 시즌 직후 FA가 된다. 미국 행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역시 미국 진출을 꿈꾸는 KIA 타이거즈 양현종(33)의 경우에도 이렇다 할 구단들의 움직임이 없다. 장기전이 예상된다. KBO리그 투수 중 가장 꾸준하게 활약했던 양현종은 지난해 31경기(172와 3분의 1이닝)에 나와서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부진했다. 아직 양현종과 관련된 미국 현지발 소식은 전해진 게 없다.
 
일본 투수의 MLB 계약 상황으로 미뤄볼 때 양현종의 진출을 낙관하기 힘들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32)가 좋은 비교 사례다. 스가노는 MLB에서 3선발급으로 평가받았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6개 팀이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계약하지 못하고, 4년 4000만 달러(450억원)에 원소속 팀 요미우리에 남았다. 그 이상 조건을 제시한 팀이 없었다는 얘기다. MLB행을 유일하게 확정한 아리하라 코헤이(텍사스 레인저스)도 계약조건이 2년 620만 달러에 불과하다.
 
양현종이 그나마 유리한 점은 FA라는 거다. 이적료(계약 금액의 약 20%)가 발생하지 않고, 마감시한도 없다. 양현종 측은 이달 하순까지 계약 조건을 따져보고 결정한다는 생각이다. 연봉도 중요하지만, 마이너행 거부권 등 빅리그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고려하겠다는 거다. 끝내 불발될 경우 KIA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