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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멀스멀 커지는 애그플레이션 공포…밥상물가 하반기에 더 오를 듯

중앙일보 2021.01.10 17:1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한 국제 식량 가격 상승 추세가 심상치 않다. 기후변화 등 구조적 상승요인까지 겹친다면 식량 가격 오름세가 전반적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다시 올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 합성어다.
 

7개월 연속 오른 국제 식량 가격

식량가격지수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식량가격지수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8일 국제연합(UN) 상설전문기구인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12월 세계 식량 가격지수가 전월보다 2.2% 상승한 107.5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FAO는 1990년 이후 24개 품목 식량 국제가격 동향(95개)을 모니터링해 매월 발표한다. 2014년과 2016년 사이 식량 가격 평균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100 이상, 낮으면 100 이하로 표시한다.
 
식량 품목별 가격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식량 품목별 가격 변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 확산 초기 잠시 주춤했던 식량 가격은 ‘집콕족’ 증가와 공급 불안에 지난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올랐다. 작년 전체 평균가격(97.9포인트)으로 보면 1년 전과 비교해 3.1%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2019년 12월과 비교해 육류(-11.5%)를 제외한 곡물(19.0%)·유지류(25.7%)·유제품(5.1%)·설탕(4.8%) 4개 분야에서 모두 올랐다.
 

코로나19에 기후변화…‘애그플레이션’ 우려도

식량 가격 오르는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당장은 코로나19 영향이 크다. 코로나19로 국경 간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노동력 확보에 차질이 생겼다. 여기에 운송수단도 제한되면서 운송료 부담이 커졌다. 실제 곡물을 운송하는 벌크선 운임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는 지난 8일 기준(1606달러) 한 달 새 10.91% 급증했다. 
 
여기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극복한 중국이 최근 돼지 사육두수를 늘리면서 사료로 사용하는 옥수수·대두 등 곡물 수요도 증가해 가격 인상을 부채질했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도 농산물 가격이 계속 오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그 배경에는 최근 문제가 되는 기후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지난 2014년 이후 6년 만에 최고 가격을 기록한 대두와 옥수수는 최근 라니냐로 인한 남미 가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서진교 대외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자연재해 발생 빈도가 과거 20년 대비 최근 20년을 보면 5배 이상 늘었다”면서 “기후변화가 앞으로 식량 수급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식료품 가격 하반기 상승 전망

이런 식량 가격 상승은 하반기부터 밥상물가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국제 농산물거래가 통상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식량 가격 상승은 6~9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농산물 가격은 이미 상승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년 이상 수해피해를 입은 쌀 가격은 지난 8일 20㎏ 도매가 기준 5만6240원으로 1년 전보다 19.4% 올랐다. 여기에 계란(13.0%)·양파(85.7%)·마른고추(92.6%)·사과(52.3%) 등도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국내 두부 시장 1위 업체인 풀무원은 최근 콩가격 상승을 이유로 두부·콩나물 가격을 최대 14%까지 인상한다고 예고했다. 선두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다른 업체들의 도미노 상승도 우려된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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