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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가 너무 꼭 안더라, 살려달란 뜻인지…" 위탁모 자책

중앙일보 2021.01.10 14:17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16개월 입양아 정인양을 잠시 돌봤던 위탁모가 언론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본 날)아이가 너무 꼭 안는데, 그게 살려달라고 그런 거 아니었나"라며 자책했다.
 
JTBC 방송 화면 캡처

JTBC 방송 화면 캡처

 
9일 JTBC에 따르면 이 위탁모는 정인이가 태어나 8일째부터 입양 가기 전인 8개월 동안 정인이를 보살폈다.
 
위탁모는 정인이를 지난해 6월 한 카페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다. 정인이를 만난 위탁모는 양모에게 "정인이가 왜 이렇게 까매졌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양모는 "밖에 많이 돌아다녀서 그렇다"고 답했고, 위탁모는 아기가 양모와 잘 노는 모습을 보고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위탁모는 이어 "지금 생각해보면 집에서는 안 놀아주는데 밖에선 놀아줘서 신났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덧붙였다.
7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갖다 놓은 사진과 꽃 등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7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갖다 놓은 사진과 꽃 등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JTBC 방송화면 캡처

JTBC 방송화면 캡처

 
그가 정인이를 만난 날은 양부모가 두 번째 학대 의심 신고 조사를 받은 바로 다음 날이었다.
 
위탁모는 "양부모가 정인이를 보여줬다는 것 자체가 사실 이해가 안 간다"며 "어떻게 보여줄 생각을 했을까. 걸릴까 봐 못 보여주지 않을까"라며 의아해했다.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양모에게 부탁해 정인이를 안았던 위탁모는 "아기가 너무 꼭 안는데, 그게 살려 달라고 그런 거 아니었나, 그걸 내가 몰랐던 건 아닌가"라며 자책했다.
 
정인이는 이날 이후 석 달 뒤 숨졌다. 하루라도 더 빨리 적응하라고 사진을 붙여가며 보여줬던 양부모의 학대 속에 짧은 생을 마감했다.
 
위탁모는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달라고 촉구하기 위해 방송 인터뷰에 응했다고 말했다. 위탁모는 양부모의 반성이 "반성을 해서가 아니라 자기 형벌이 가볍게 되기 위한 반성"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장 화가 나는 감정으로 끝날 게 아니라 다음에 아기들을 위해 어떻게 바뀌어야겠느냐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숨졌다. 검찰은 지난달 8일 정인이의 양모인 장모씨를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고, 학대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양부 안모씨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이들의 첫 공판은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3부(부장판사 신혁재) 심리로 오는 13일 열린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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