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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트럼프, 임기 열흘 남기고 하차 위기

중앙선데이 2021.01.09 00:33 719호 6면 지면보기

미 의사당 폭동 후폭풍 

7일 미국 시카고 트럼프 타워 앞에서 시위대가 트럼프 탄핵을 외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7일 미국 시카고 트럼프 타워 앞에서 시위대가 트럼프 탄핵을 외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만료를 불과 10여 일 남겨두고 퇴진 위기에 몰렸다. 지난 6일 발생한 강성 지지자들의 미 의회의사당 난입 폭동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7일(현지시간) “폭동 당시 진압에 나섰던 경관이 사망하면서 이번 폭동 사태로 숨진 사람은 모두 5명으로 늘었다”며 “측근들마저 줄줄이 사퇴하면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다”고 전했다.
 

민주당 ‘대통령 직무 정지’ 추진
백악관 이어 각료들 줄줄이 사표

연방 검찰, 수사 대상에 포함 시사
트럼프 “시위대 대가 치러야” 백기

이와 관련, 워싱턴 정가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완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이 대통령 직무 정지를 위해 수정헌법 제25조 발동을 내각에 요구하고 나섰지만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여러 각료가 이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킬 경우 지금보다 더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대통령 직무 정지를 더욱 강력히 요구할 태세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대통령의 위험한 행위로 인해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펜스 부통령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일부 공화당 인사들까지 가세했다.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은 “슬프게도 대통령이 반란(의회 폭동)을 부채질했다. 악몽을 끝내기 위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의회 폭력 사태로 인해 백악관에 이어 내각마저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이 사표를 던졌다. 차오 장관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아내로 트럼프 임기 4년 내내 교통부 장관을 맡았다. 벳시 드보스 교육부 장관도 사직서를 냈다. 앞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냈던 믹 멀베이니 북아일랜드 특사와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 등도 자진 사퇴했다.
 
자신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뒤늦게 대선 패배를 인정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그는 이날 공개한 트위터 동영상을 통해 “새 행정부가 오는 20일 출범할 것”이라며 “이제 내 관심은 순조롭고 질서 있게 정권을 이양하는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시위대를 향해서도 “법을 어긴 이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AP통신 등은 “조기 퇴진 논의가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마침내 현실을 인정했다”며 “특히 의회 폭력 사태로 자신의 대선 불복 운동까지 큰 비난을 받게 되자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가운데 미 연방 검찰은 의회 폭력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셔윈 워싱턴 연방검찰 검사장 대행은 “우리는 모든 행위자와 그들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의회 폭동을 방조·선동했다고 비난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셀프 사면’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임명한 법무부 장관이 트럼프 일가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것에 대비해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과 딸 이방카,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에 대해 선제적인 사면을 단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이는 대통령이 책임을 피해 가는 위험한 선례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익재 기자,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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