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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동훈 불기소' 뭉갠 이성윤, 靑이진석 기소도 뭉갰다

중앙일보 2021.01.08 15:09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수사팀이 최근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2017년 당시 사회정책비서관)의 선거개입 혐의가 상당 부분이 인정된다"며 '기소 의견'으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했지만, 이 지검장은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검장은 '채널A 검언유착 사건' 관련 수사팀의 한동훈 검사장 무혐의 보고서를 한 달째 묵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정권 관련 수사도 뭉개고 있다는 것이다. 
 

검사들 수사결과 잇딴 보고에도 버티기
"정권 부담 수사 후임자 떠넘기나" 비판

검찰 내부에서는 이 지검장이 오는 2월로 예상되는 검찰 고위간부(검사장급 이상) 인사를 앞두고 민감한 사건들의 처리를 후임자에 떠넘기려는 심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사건 수사팀, '이진석 기소 의견' 또 보고했다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8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권상대 부장검사)는 열흘 전쯤 이 실장에 대한 기소의견을 이 지검장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이 상황실장이 공무원 신분으로 송철호 울산시장 시장의 '공약 설계'에 개입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지검장은 이 같은 수사결과를 결재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앞서 지난해 8월 인사로 해체된 1차 수사팀도 해체 직전 이 실장에 대한 기소 의견을 이 지검장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당시에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애매모호한 이유를 들어 결정을 미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울산 사건은 추 장관의 대변인 출신인 구자현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출신인 권상대 현 공공수사2부장이 맡았다. 법무부 출신들이 발탁되면서 이 지검장의 뜻대로 사건 처리가 되지 않겠냐는 예상이 있었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울산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지난해 1월 송철호 울산시장,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장환석 전 대통령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13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당시 공소사실에 따르면 2017년 10월 송철호 당시 후보는 청와대 근처와 청와대에서 각각 장환석 당시 선임행정관과 이진석 실장을 만나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의 핵심 공약이었던 산업재해 모(母)병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를 늦춰 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기획재정부는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20일 앞두고 김 시장의 주요 공약이었던 산재모병원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했다고 발표했고 이는 선거에서 김 시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이 실장을 제외한 한병도 전 수석과 장환석 전 행정관만 기소됐다. 해당 공소사실에 대해 한 전 수석과 장 전 행정관 등은 "주관적 추측과 예단으로 범벅이 된 '검찰 측 의견서'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문제가 많다"고 반발했다. 이에 이 지검장도 부담을 느끼고 이 실장의 기소 결정은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무혐의' 보고 또 묵살했다" 

한동훈

한동훈

이 지검장은 최성필 중앙지검 2차장으로부터 "채널A 사건으로 고발된 한동훈 검사장을 무혐의 처리해야 한다는 수사팀의 결론이 옳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고도 뭉개고 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지난해말 사의를 표명한 김욱준 1차장검사를 대신해 최 차장에게 한 검사장 사건에 대한 결재를 맡겼다. 최 차장은 한 검사장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변필건 부장검사)가 작성한 한 검사장에 대한 130여쪽의 무혐의 이유보고서를 검토한 후 최근 이 지검장에게 수사팀의 의견대로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올렸다고 한다. 
 
변 부장 전에 한 검사장을 수사했던 정진웅 형사1부장(현 광주지검 차장검사) 산하 수사팀도 지난해 8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형법상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하면서 한 검사장과의 공모 여부는 공소장에서 뺐다. 공모관계를 밝히지 못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7월 검찰수사심의위원회도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다. 검찰 내부에선 "휘하 검사들이 통일된 의견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검사장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미루는 무리를 하고 있다"며 "수사팀이 이 지검장에 대한 이의제기권을 행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앙지검은 "2차장검사가 이 지검장에게 사건처리 방향이나 검토 결과를 보고(건의)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정유진·김수민 기자 jung.yoojin@jo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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