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당 행위""정체성 논란"…野후보들 잇따라 안철수 견제구

중앙일보 2021.01.08 12:02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21.1.7 오종택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21.1.7 오종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중심에 놓인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상대적 약세에 있는 야권 후보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른바 ‘안철수 대세론’이 더 확산할 경우 힘도 써보지 못한 채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소속의 나경원 전 의원은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해) 거의 마음을 굳혔다. 조만간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달 중순 안에는 (최종 결심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출마선언이 임박했다고 시사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를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게 쉽게 오긴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안 대표가 단일화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사실 우리 당에 입당하는 게 맞다. (그러려면) 후보 등록 기간 전에 입당을 해야 하는데, 급하게 결정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러니 “쉽진 않다”는 게 나 전 의원의 생각이다.
 
이 같은 발언은 전날부터 심상치 않게 흘러가는 ‘안철수 중심’ 단일화 분위기에 대한 견제구로 해석된다. 지난 6일 김종인 위원장이 안 대표를 만나 ‘입당을 고민해보고 전화를 달라’고 직접 제안한 게 알려진 뒤 이런 견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회동 소식이 알려진 지난 7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거나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합당하지 않으면 출마하겠다”며 “국민의힘 경선 후보등록기간인 18일 전까지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조건부 출마선언’을 한 것도 그런 흐름의 연장선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재 야권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끝낸 후보는 오 전 시장을 포함해 총 11명이다. 나 전 의원까지 출사표를 던지면 야권에서만 12명이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게 된다. 안 대표가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다른 야권 후보들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있는 데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단일화 기류가 거세지면서 후보들 사이에선 ‘존재감 부각도 못 하고 너무 빨리 안철수 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오세훈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장(왼쪽)과 나경원 신임 한국당 원내대표. [중앙포토, 연합뉴스]

오세훈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장(왼쪽)과 나경원 신임 한국당 원내대표. [중앙포토,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제3 지대에 머물고 있는 금태섭 전 의원도 8일 안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할 때도 국민의당 내에서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당원들에게) 알려준 게 없다. 정당이 후보를 낼 땐 대표가 혼자 결심해서 선언하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기업할 때 기업가적 마인드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장 예비후보자가 맞붙는 공개토론도 제안했다. 그러면서 “입당여부, ‘원샷’ 경선, 시민들이 듣기 원하는 것은 그런 샅바싸움 얘기가 아니다. 서울시민은 후보들의 이야기를 듣고 역량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일찍 출마를 선언한 김선동 전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먼저 국민의힘 후보들 간 경선을 치른 뒤에 단일화 논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전 의원은 “1등만 기억하는 잘못된 경선 판으로 가고 있다. 선(先) 통합, 후(後) 경선의 움직임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제1야당으로서 스스로 힘을 키우고 막판에 단일화하는 것이 정치적인 도의”라고 주장했다. 특히 안 대표를 겨냥해선 “정체성 논란이 있는 사람들을 구국의 전사인 양 모셔오겠다는 발상은 당을 망치는 행위고 당원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예비경선을 당원투표 20%, 여론조사 80%로 치른 뒤 본 경선은 여론조사 100%로 치르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본 경선에서 당원투표를 빼내면서 사실상 당 외부인인 안 대표가 들어와 경선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 준 것이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당원 입장에서 서운할 수 있지만 이번 보궐선거가 갖고 있는 대의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인식하실 것”이라며 “안 대표의 용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