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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걸릴 수 있다” 코로나 걱정, 서울·광주 주민 가장 많다

중앙일보 2021.01.08 05:00 종합 14면 지면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서울은 물론 전국 지자체 주민들이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는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코로나19로 모든 지자체 주민들이 일상에 커다란 불편을 겪고 있어, 코로나19라는 위험이 중심 현상이 되는 '위험사회(Risk Society)'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 커뮤니티웰빙연구센터 조사
전염병 대응…전남북·광주 만족도 높아
살기 좋은 웰빙 지수는 기장군 1위, 서초구 2위

이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커뮤니티웰빙연구센터와 지방자치연구원 그리고 본지가 공동으로 '한국 커뮤니티 웰빙에 관한 주민평가'를 조사한 결과다. 또 이번 조사에서 전국 229개 지자체 중 살기 좋은 지역을 가리는 '커뮤니티 웰빙 지수(CWI)'를 측정한 결과 부산 기장군(10점 만점 중 7.39점)이 서울 강남권 등을 누르고 가장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탓, 위험사회 본격 도래" 

먼저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에 걸릴 수 있는 위협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서울(10점 만점 중 6.88점)과 광주(6.88점)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유행을 겪은 대구(3위ㆍ6.69점)와 강원(6.68점), 전남(6.68점), 제주(6.64점) 지역 거주자들도 전염병 위협을 무겁게 받아들였다. 이와 달리 충남(6.35점)과 충북(6.39명), 울산(6.44점)에서는 감염 걱정 수준이 낮았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코로나19가 개개인의 웰빙을 가로막고 있다고 답했다. 대전(6.99점)과 울산(6.97점)을 뺀 나머지 15개 광역 지자체(세종시 포함)에서 모두 7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종 서울대 커뮤니티웰빙연구센터장은 7일 "웰빙 저해 요소가 높은 수준인 7점이 넘는다는 건 코로나19로 인해 국민 개개인이 느끼는 일상의 불편함이 매우 크다는 의미"라며 "30여년 전 독일의 사회학자 올리히 벡이 얘기했던 위험사회(Risk Society·위험이 중심 현상이 되는 사회)'가 본격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역별 전염병 위협인식 및 대응. 김영옥 기자

광역별 전염병 위협인식 및 대응. 김영옥 기자

호남 지역 전염병 대응에 만족도 높아

코로나19 대응 수준에 대한 지역민들의 평가 조사에서는 전남(7.12점)과 전북(7.07점), 광주(6.99점) 등 호남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가 나왔다. 이는 7일 현재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전남(598명)·전북(903명)·광주(1292명)의 확진자가 서울(2만602명)과 대구(7978명)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부산 기장군, 웰빙 지수 1위   

이번 커뮤니티 웰빙 지수(CWI) 조사에서는 대도시 인근의 도농복합지역이 웰빙 수준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와 지방자치연구원, 본지는 ▶인간개발 ▶경제 ▶사회 ▶환경 ▶인프라 ▶거버넌스 등 6가지 자본의 수준에 대한 지역 거주민의 평가를 종합해 웰빙 커뮤니티 순위를 도출했다. 229개 지자체중 CWI가 가장 높은 곳은 부산 기장군(10점 만점 중 7.39점)으로 집계됐다. 
 
이어 서울 서초구(7.33점), 경기 과천시(7.33점), 충북 증평군(7.32점), 서울 송파구(7.15점) 등은 순이었다. 또 인천 연수구(7.12점), 서울 강남구(7.08점), 대전 유성구(7.07점), 부산 해운대구(7.06점), 강원 양구군(7.04점) 등도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경북 울릉군과 경남 사천시, 충남 보령시 등은 상대적으로 웰빙 지수가 낮았다. 이승종 센터장은 “전반적으로 대도시 인근에 있는 도농복합지역이 주민들이 생각하는 웰빙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흔히 인프라 부족 등 정주 여건이 낮은 것으로 여겨지는 군(郡) 지역도 상위 10개 지역 중 3곳이나 이름을 올린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중 부산 기장군은 주민 밀착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걸로 유명하다. 공약이행군민평가단을 운영하는 건 물론,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추진단을 결성해 복지인적 안전망을 강화했다. 또 기장군은 2019년 행정안전부의 지역 안전지수 평가에서도 군(郡) 단위 지역 중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충북 증평군은 부채가 없는 '채무 제로(0)', 공무원 부패가 없는 '부패 제로(0)' 행정에 만족도가 높았다. 강원 양구군은 방역 지침을 지킨 상태에서 각종 스포츠 행사를 치러내고, 양구사랑상품권 유통 등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 게 조사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커뮤니티 웰빙 순위. 김영옥 기자

커뮤니티 웰빙 순위. 김영옥 기자

서초·강남구는 인간개발·경제 각각 수위  

웰빙 지수 평가항목 중 서울 서초구는 인간개발에서, 강남구는 경제 부문에서 각각 수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항목에서는 전남 장흥군(사회), 강원도 인제군(환경), 경기 과천시(인프라), 부산 기장군(거버넌스) 등이 각각 전국 1위로 나타났다. 최영출 충북대 교수는 “평가 대상 6가지 자본이 골고루 갖춰진 지역이 전반적인 웰빙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일부 영역에서 취약해도 다른 분야를 강화하는 식으로 주민 만족도를 높인 사례도 여럿 발견된다"고 밝혔다. 
 
한 예로 강남구는 환경에서 132위, 인제군은 경제 부문에선 126위였지만 다른 분야에서의 비교 우위를 통해 주민들이 느끼는 전반적인 만족감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 교수는 “지역 경제 여건이나 취업률 같은 객관적이고 정량화된 수치도 중요하지만, 꼭 대도시 소재 기초 지자체가 아니어도 해당 지방정부의 노력 여하에 따라 지역민들이 체감하는 웰빙 지수는 얼마든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시행 한국공공관리연구원)는 전국 229개 지역(기초 226개, 세종시, 서귀포시, 제주시) 거주 성인 1만655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16일부터 12월 14일까지 실시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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