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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 다룬 그알PD "여러 살인 봤지만 가장 끔찍했다"

중앙일보 2021.01.08 00:31
정인이 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 담당PD가 사건 취재 후기를 공개했다.  
 

"제보 200건 쏟아지는 것 보고 취재 결심"

SBS 이철희의 정치쇼 캡처.

SBS 이철희의 정치쇼 캡처.

7일 SBS '이철희의 정치쇼'에 출연한 '그것이 알고 싶다' 이동원 PD는 "처음에는 취재를 안 하려고 했다"면서 "사건 발생 직후 언론의 많은 보도가 있었고, SBS에서도 '궁금한 이야기 Y'라는 프로그램에서 두 차례나 다뤘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200건이 넘는 제보가 쏟아지는 것을 보고 취재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 PD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하면서 청부살인 사건도 해보고, 권총 살인, 강도, 은행 강도 다 해봤지만 (아동 학대가) 가장 잔인하고 다루기 힘든 주제"라면서 "방송으로 그냥 끝낼 것이냐 아니면 시민들과 함께하는 마음을 전달할 것이냐를 두고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것이 알고 싶다'팀은 상의 끝에 '정인아 미안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사진을 찍는 캠페인을 벌이게 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MC 김상중씨를 시작으로 연예계와 정치계 인사들이 '정인아 미안해' 캠페인에 동참했다.  
김상중.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김상중.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얼굴 전체가 학대 부위…결국 사진 공개"

 
이 PD는 또 정인이의 사진과 이름을 공개하기까지 고민도 털어놓았다. 이 PD는 "원래 피해자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게 대부분"이라면서도 "우리가 당황했던 건 너무나 많은 신체 부위에 학대 정황이 있었고, 큰 상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에 모자이크해서 얼굴을 가린다고 하면 상처 부위를 보여줘야 할 것인데 상처 부위들을 합하다 보니까 거의 얼굴 대부분이 완성됐다"고 밝혔다.  
고(故) 정인 양의 묘지에 추모객들이 놓은 정인 양의 그림이 놓여 있다.. 뉴시스

고(故) 정인 양의 묘지에 추모객들이 놓은 정인 양의 그림이 놓여 있다.. 뉴시스

또 "아동학대 관련돼서 협회 쪽에 일하시는 소아과 선생님, 교수님들 자문을 구했는데 다 같이 하시는 말씀들이 이렇게까지 되면 정보를 공개하는 게 차라리 사회를 위해서 낫지 않겠냐고 하더라. 고심 끝에 공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PD는 방송에 공개하지 못한 사진도 있다고 말했다. "여러 살인사건의 부검 사진도 봤지만, 생각하기에도 벅찬 그런 사진들이었다"는 게 이 PD의 설명이다. 
 

양부모, '입양 사실' 홍보에 집착 

7일 오후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갖다 놓은 물품들이 놓여있다.뉴스1

7일 오후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가명)양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갖다 놓은 물품들이 놓여있다.뉴스1

이 PD에 따르면 정인이의 양부모는 지인들이 묻지도 않았는데 '우리 아이 입양했어요'라는 식으로 입양 사실을 홍보했다고 한다.  
 
또 이들은 정인이 입양을 주관한 홀트아동복지회 담당자에게 수시로 동영상을 보내 아이가 잘 지내고 있다고 안심시켰다.  
 
이 PD는 "1차 신고 때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같이 출동했다. 2차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먼저 신고 접수를 했다. 3차에는 또 같이 출동했다. 그 과정에서 한 10여 명의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이 출동했는데, 한 사람이라도 신경을 썼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로 생각한다"라면서 "매뉴얼대로만 진행됐으면 정인이는 지금 살아있었을 것"이라며 애석해했다.  
 

"어떤 살인사건보다 끔찍했다"  

끝으로 이 PD는 "법조인은 아니지만 어떤 다른 살인사건보다 잔혹하고 끔찍했다는 말씀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계속 취재는 이어가고 있는데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할 생각"이라고 후속취재 계획을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그것이 알고 싶다'는 생후 16개월 만에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다뤘다.  
 
방송에 따르면 양부모는 입양 1개월부터 학대를 시작해 최소 16차례 정인이를 학대했다.  
친딸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입양한 뒤 학대와 방임을 이어가다 결국 생후 16개월의 입양아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엄마 A씨가 지난해 11월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친딸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입양한 뒤 학대와 방임을 이어가다 결국 생후 16개월의 입양아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엄마 A씨가 지난해 11월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이송되고 있다. 뉴스1

현재 검찰은 양모 장 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양부 역시 폭행 방임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 상태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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