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재소자가 '무능한 법무부,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창살 너머로 꺼내 보이고 있다. 뉴스1
법무부 교정본부 내 간호사 1명 뿐
"과밀이라 접촉자 혼거 불가피"
방역 보다 수용행정 편의주의
“전문가 위주 체계 개편 필요”
사망자까지 나온 동부구치소…누적 확진자 1173명

서울 동부구치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교정본부에 의사 0명…“의료진 의견 무시하고 관리 부실”
교정시설 현장 의료진 A씨는 “업무 과중 및 수용자를 대하는 것보다 더욱 힘든 건 법무부 의료과에서 현장 의료진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특히 “밀접 접촉자 간 혼거 수용이 불가피했다”는 김재술 법무부 의료과장의 설명에 대해 “의료진과 상담 없이 ‘확진자를 분리해야 한다’는 것만 신경 쓰고 추가적인 감염 관리를 안 한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의사결정자 중에 의료진이 없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 의료과는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수용자 의료 정책을 결정하고 일선 교정시설 의료과를 도와주는 부서”라며 “일선 교정시설의 의료과장은 모두 의사이고, 법무부 의료과장은 이들과 혐의를 통해 정책 의사 결정을 한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 이송 용이해야 하는데, 거리 먼 청송으로 보내"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확진자들을 태운 버스가 경북 청송군 경북북부 제2교도소(일명 청송교도소)로 이감되고 있다. 뉴스1
B씨는 또 “독거실로 보내기 위해 수용자들을 버스에 꽉꽉 채워 보낼까 싶었다”며 “버스 10여대에 345명의 수감자를 보냈다는 글과 사진을 보고 할 말이 없었다”고 적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동부구치소가 방역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것은 의사결정 라인에 의사 등 방역을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법무부는 밀집도가 높은 시설 탓을 하는데, 동부구치소와 똑같이 아파트형 구조로 된 수원구치소와 인천구치소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점만 봐도 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라며 “역학 조사와 격리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밀접 접촉자와 비 접촉자 등이 섞인 방역 과정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의료과에 전문 인력 투입해달라”

7일 오후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를 실은 트럭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동부구치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남성 수용자 A씨가 사망했다. 연합뉴스
A씨는 “일반적인 교도 행정으로 구금시설 내 보건의료 문제를 다루기에 구조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고용노동부가 산업재해 노동자의 실질적인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별도의 산재병원 체계를 구축한 것처럼 법무부도 수용자들의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새로운 대비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광우·채혜선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