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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앙시앙 레짐에 도전장 낸 '골프의 야당' 박노승 후보

중앙일보 2021.01.07 14:15
박노승 후보. [사진 박노승]

박노승 후보. [사진 박노승]

12일 대한골프협회(KGA) 회장 선거에 이중명 아난티 회장, 우기정 대구컨트리클럽 회장, 박노승 골프칼럼니스트가 출마했다. 한국 골프를 대표하는 대한골프협회는 매우 보수적이다. 회장은 선거 없이 골프장 오너 중에서 추대되는 것이 관례였다.  

"재력가 밀실 추대로는 발전 없다"
5000만원 공탁금 날릴 각오 출마

 
그러나 박노승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박 후보는 “이전까지 선거도 없이 추대되면서 공약도 없었다. 한국 골프 발전을 위한 공약을 보기 위해서라도 경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박 후보가 아니더라도 이번 선거는 복수 후보다. 박 후보는 “이전에도 선거가 가까워지면 후보를 단일화해 추대하는 과정을 거쳤다. 끝까지 완주하면서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독일에서 사업을 했다. 골프 대디를 하면서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미국에서 스포츠 비즈니스 석사를 땄고 현 대한골프협회 경기위원이다. 해외에서 거주했고 골프 역사를 공부해 서양 골프 문화에 조예가 깊다. 박 후보는 규칙을 관장하는 경기위원회에서도 원칙론자, 개혁론자로 통한다.  
 
골프협회 회장 후보로 나서려면 공탁금 5000만원을 내야 한다. 15% 이상 득표하지 못하면 돌려받지 못한다.  
 
경쟁 후보는 막강하다.  
 
이중명 후보는 13년간 골프협회 부회장을 지내 기반이 매우 탄탄하다. 아난티, 힐튼 남해 등 골프장 4개를 경영하는 골프계의 거물이다.  
 
우기정 후보는 골프협회 부회장, 부산아시안게임 경기위원장, 골프장경영협회 회장,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 등을 맡았다. 아마추어 메이저대회인 송암배를 개최하고,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대구 골프장을 무료로 이용하게 해 골프계에서 신망이 깊다.  
 
반면 박 후보는 대한골프협회와 껄끄럽다. 지난해 한국여자오픈은 열고, 한국오픈을 치르지 않는다며 KGA를 여러 차례 강하게 칼럼에서 비판했다. 박 후보는 출마의 변에서 “재력가들이 묵시적으로 회장을 주고받는 전통은 사라져야 한다”고 썼으며 “명예직 회장이 아니라 실무형 회장이 되겠다”고 공약했다.  
 
협회 내에 기반이 없고 원칙론자여서 우군도 많지 않은 박 후보로서는 5000만원을 날릴 위험도 없지는 않다. 박 후보는 “처음에는 돈을 날릴 각오를 하고 나왔지만, 골프인들이 정직과 공정의 가치를 알기 때문에 15% 이상 득표는 물론 당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후보는 추첨을 통해 기호 1번 이중명, 2번 박노승, 3번 우기정으로 결정됐다. 세 후보 모두 공약을 냈다.  
 
이중명 후보는 수도권과 영남지역에 각 18홀 규모를 갖춘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 개발,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 골프연습장 및 트레이닝 센터 등을 만들고 국군체육부대에 골프단 창단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우기정 후보는 각 시도협회 및 산하 연맹과의 발전협의회 신설, 국가대표 및 상비군 확대 편성과 지역 안배를 통한 지역별 꿈나무 발굴, 세계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추진, 국가대표 훈련용 지역별 거점 골프장 선정 및 훈련지원 등을 공약으로 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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