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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민들 "제설 안돼 걸어서 출근했다" 분통 터뜨렸다

중앙일보 2021.01.07 11:47

대전, 출근길 지났는데도 눈 그대로 남아

7일 오전 9시 대전시내 도로가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차들이 거북이걸음으로 운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7일 오전 9시 대전시내 도로가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차들이 거북이걸음으로 운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7일 오전 9시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시교육청 네거리. 서구청 방향을 오가는 왕복 6차선 도로에 진입한 차량들이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었다. 이미 출근 시간은 지났지만,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차들은 시속 20~30㎞의 거북이걸음으로 서행했다.
 

허태정 대전시장, 오전 5시 제설작업 직원 격려

 이 길을 지나던 한 운전자는 “어제부터 내린 눈이 아직까지 도로에 그대로 남아있어 분통이 터진다”며 “20분이면 갈 거리를 한 시간 넘게 이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자는 “아파트에서 나와 회사까지 오는 내내 제설이 이뤄진 도로를 볼 수 없었다”며 “도대체 대전시장은 뭐 하는 사람이냐”고 했다.
 

"걸어서 출근…제설차 한 대도 못 봐"

 대전 서구 갈마동에서 둔산동으로 출근하는 김모(50)씨는 이날 오전 8시쯤 차를 몰고 아파트 정문까지 나왔다가 차량을 주차장에 놓고 걸어서 출근했다. 아파트 정문 앞 도로에 눈이 그대로 쌓여 있어서였다. 김씨는 “걸어서 출근하길 잘했다”며 “35분쯤 걸어오는 내내 제설 차량은 한 대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7일 오전 5시 허태정 대전시장(오른쪽 둘째)이 제설작업이 이뤄지는 대전시 서구 경성큰마을네거리에서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대전시]

7일 오전 5시 허태정 대전시장(오른쪽 둘째)이 제설작업이 이뤄지는 대전시 서구 경성큰마을네거리에서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대전시]

 대전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한파까지 겹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7일 오전 8시 현재 대전에는 6.6㎝의 눈이 내린 가운데 시내 곳곳에서 교통혼잡과 차량 접촉사고가 속출했다. “갑작스러운 폭설에 자치단체가 제설작업에 실패하면서 결국 피해가 시민들에게 돌아갔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제설제 2000t·장비 192대 투입에도 속수무책

 대전에 눈이 내리기 시작한 것은 전날인 지난 6일 오후 9시쯤부터다. 대전시는 “전날 밤부터 7일 오전까지 제설작업에 382명의 공무원과 192대의 장비를 투입했으며, 제설제 2000t을 뿌렸다”고 밝혔다. 이날 대전시는 ‘허태정 대전시장이 이날 오전 5시쯤 제설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대전 서구 경성큰마을 네거리를 찾아 근무자를 격려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7일 오전 9시 대전 서구 둔산동 서대전세무서네거리. 왕복 6차선 도로가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차들이 거북이걸음으로 운행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7일 오전 9시 대전 서구 둔산동 서대전세무서네거리. 왕복 6차선 도로가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차들이 거북이걸음으로 운행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하지만 대전시의 설명과는 달리 빙판길로 변한 시내 도로 곳곳에선 큰 혼잡이 빚어졌다.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눈이 계속 내렸는데도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대전시 관계자는 “6일 오후 9시부터 염화칼슘을 뿌렸는데 날씨가 워낙 추워 잘 녹지 않았다”며 “염분 농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친환경 염화칼슘을 사용한 것도 눈이 더디게 녹는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 공무원들, 출근시간 1시간 늦춰

 
 폭설로 대전시청과 산하기관 공무원들은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로 1시간 늦췄다. 교통혼잡을 줄이자는 취지였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자가용 운전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 내 집 앞, 점포 앞 눈을 치워달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오후 9시쯤부터 내린 폭설로 7일 오전 대전지역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전 지역은 출근시간이 지났는데도 도로 대부분 제절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김방현 기자

지난 6일 오후 9시쯤부터 내린 폭설로 7일 오전 대전지역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전 지역은 출근시간이 지났는데도 도로 대부분 제절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김방현 기자

 
 대전과 충남지역에 내린 폭설로 고속도로와 국도에서는 20여 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쯤 충남 공주시 신풍면 당진-영덕고속도로 당진 방면 50㎞ 지점에서 화물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넘어졌다. 이 사고로 일대가 2시간 넘게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충남서도, 교통사고 20여 건 속출 

 
 이날 오전 3시56분쯤 충남 서산시 운산면에서는 승용차가 도로 옆으로 미끄러져 논두렁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오전 3시14분에는 천안시 성남면 용원리 도로에서 화물차가 눈길에 갇히는 바람에 119구조대가 운전자를 구조하기도 했다. 오전 3시2분쯤에는 공주시 우성면의 국도에서 대형 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대전·홍성=김방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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