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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제성 과다 평가" 74억짜리 한수원 태양광 자체 감사

중앙일보 2021.01.07 05:00 경제 3면 지면보기
전남 고흥군 동강면 매곡리에 위치한 보성강 태양광 사업장 전경. [윤영석 의원실 제공]

전남 고흥군 동강면 매곡리에 위치한 보성강 태양광 사업장 전경. [윤영석 의원실 제공]

한국수력원자력이 경제성을 과도하게 평가했다는 지적을 받은 자체 태양광 사업에 감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보성강 태양광 발전소다. 한수원이 최초로 직접 운영하는 곳이다. 한수원은 정부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지난 2018년 10월 민간업체가 운용하는 태양광 발전소를 ‘사업 인수’ 형태로 사들여 운영하고 있다.
 

자체 감사하는 최초 태양광 사업

한수원이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6일 제출한 답변자료에 따르면 오는 11일부터 22일까지 ‘보성강 태양광 인수 경제성 성과감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적법한 인수과정을 통해서 보성강 태양광 사업을 인수했지만, 경제성 평가 등에 의구심이 제기돼 의혹을 해소하고자 자체 감사를 실시한다”고 감사 배경을 설명했다.
 
감사대상은 크게 4가지다. 우선 인수 당시(2018년) 예측했던 하루평균 발전시간(3.84시간)보다 2019년 실제 발전시간(3.32시간)이 짧아 경제성이 부풀러 졌다는 부분이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태양광은 하루평균 발전시간이 경제성 평가에서 중요하다. 한수원은 2018년 보성강 태양광을 인수할 때 만든 ‘사업심의위원 심의보고서’에서 전남지역 태양광 발전소 18개 지역 일평균 발전시간을 기준으로 발전시간을 예측했다고 밝혔다. 보성강 일대는 다른 태양광 설비가 없어 비교할 수치가 없다는 이유였다.
 
이를 바탕으로 1㎿ 보성강 태양광 2개소(각 19억4000만원)와 3㎿h 짜리 에너지저장장치(ESS) 2개(각 17억7000만원)를 74억2000만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1년간 운영실적을 분석해 보니 발전시간이 예측치보다 짧았다. 그만큼 설비를 비싸게 샀다는 의미다. 이에 한수원은 “장기 호우와 태풍으로 2017년과 2018년 대비 2019년 일조량이 89.83%로 떨어진 탓”이라고 해명했다.
 

높은 고정비용, 중국산 모듈도 감사 대상

발전소 부지 임대료, 설비운영 위탁비용 등 고정비용이 과도하게 높아 불리한 계약을 했다는 부분도 감사 대상이다. 특히 이런 비용이 경제성 평가에 고려됐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이미 운영하던 민간 태양광 발전소를 인수하면서 발전소 부지는 사지 않고 25년간 임차하는 방식을 취했다. 부지를 사려면 인수 가격을 산정해야 하는데, 감정평가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였다. 태양광 설비도 임차가 끝나면 한수원이 자체 철거한다는 조건이었다. 또 설비 운영 유지업무도 원래 이 발전소를 관리하던 외부업체에 그대로 맡겼다.
 
이렇다 보니 한수원은 매년 토지 임차 비용(3000만원)과 운영 유지관리 비용(4646만원)을 고정적으로 지출한다. 여기에 임차 종료 후 철거해야 하는 설비 감가상각비(3억7575만원), 보험료(4420만원)까지 더하면 해마다 고정비용만 4억9646만원이 나간다. 지난해 태양광 발전으로 벌어들인 1년 매출액(6억8520만원) 72% 수준이다. 그러나 한수원 측은 “경제성 분석할 때 임대료, 유지관리비, 전기료 등 고정비 항목을 이미 반영했고, 실제 지난해 순수익도 났다”는 입장이다.
 
보성강 태양광 모듈이 중국산인 점도 문제가 됐다. 우리나라 발전 공기업이 “외국산 모듈로 발전 사업을 해도 되냐”는 문제 제기다. 한수원도 보성강 태양광 발전소에서 중국산 모듈을 사용하고 있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보성강 발전소 인수 이후에는 “중국산 모듈 사용을 배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한수원이 엉터리 경제성 평가를 바탕으로 태양광 발전소를 비싸게 사들였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났다”면서 “인수과정에서 특정 업체에게 혜택을 준 것은 아닌지 감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결과는 감사가 종료하는 22일 이후 45일 안에 발표한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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