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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명 노마스크' 북한 당대회…둘째줄 김여정 첫 줄로 나오나

중앙일보 2021.01.06 14:08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에서 제8차 당 대회가 개막했다고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마스크 없이, 거리두기 없이 착석해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에서 제8차 당 대회가 개막했다고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마스크 없이, 거리두기 없이 착석해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5일 5년 만에 노동당 8차 대회를 열면서 '노마스크' 당대회로 개최했다. 북한 매체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당대회에 참석하는 대표자는 5000명(중앙당 간부 250명, 각 조직 대표 4750명)으로 5년 전 3667명에 비해 대거 늘었다. 방청객 역시 1387명에서 2000명으로 늘어 대표와 방청객을 합치면 7000명에 달한다. 그럼에도 북한 매체들이 6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참가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거리두기도 없이 빽빽하게 착석했다.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경까지 전면 폐쇄했던 북한이 노동당의 고급 간부들이 대거 참석하는 당대회는 막상 노마스크 밀집 대회로 연 것이다. 특히 당대회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에서 직접 주재하는 자리인 만큼 '최고존엄'의 안위와 연관돼 있다. 
 이때문에 북한이 노마스크 당대회를 통해 국내외에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주장하면서 '방역 업적'을 과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당대회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하는 만큼 참가자들을 이미 지난해 12월 초부터 자가격리와 검사 등을 통해 철저히 관리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고심하고 있는 국제사회와 달리 북한은 코로나 19의 안전지대임을 과시하고 내부적으로 선전하려는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5년 만에 평양서 개최, 빈 자리 없이 빽빽히 착석
"참석자들 지난달부터 자가격리,검사했을 듯"
김여정 위상 강화 및 대남ㆍ대미 메시지 주목

 
①집행부 대거 교체

북한의 6일 보도에 따르면 5일 시작된 노동당 8차 대회의 집행부는 대거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당대회 집행부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39명이다. 
북한이 5일 노동당 8차 대회를 개막했다. 북한 노동당 고위간부들이 평양 4.25문화화관에 마련된 주석단에 앉아 회의를 하고 있다. [뉴스1]

북한이 5일 노동당 8차 대회를 개막했다. 북한 노동당 고위간부들이 평양 4.25문화화관에 마련된 주석단에 앉아 회의를 하고 있다. [뉴스1]

 
2016년 7차 당대회때와 집행부 숫자는 같지만 5년전과 비교해 집행부의 29명(74.4%)이 교체됐다. 김 위원장과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이병철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등 10명은 집행부에 남았지만, 이들 역시 모두 직책이 바뀌어 사실상 새로운 인물로 물갈이 된 셈이다. 특히 5년전에 비해 군부의 숫자가 줄고, 여성이 대거 늘어난 게 눈에 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정부 당국자는 “7차 당대회 때 군부 인사는 719명이었는데 이번에는 408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행정경제부분 대표는 423명(7차)에서 801명으로 늘었다”며 “여성은 315명(2016년)에서 501명으로 전체의 10%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핵무기 완성을 ‘선언’한 김 위원장이 향후 경제 회복에 주력하고, 조직개편 및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약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성을 우대하겠다는 의지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②둘째줄 김여정 첫 줄로 나올까 =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앉은 자리는 당대회 장에 마련된 주석단의 둘째 줄에 중간쯤이다. 김 위원장의 바로 뒷 줄로, 첫줄에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이 앉아 있는 점을 고려하면 김여정의 첫줄 이동이 머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5일 평양에서 개막된 노동당 8차대회에 참석한 간부들이 안건에 찬성하는 의미로 당대회 대표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둘째줄 중간쯤(사진 오른쪽에서 셋째)에 앉아 있다. [뉴스1]

5일 평양에서 개막된 노동당 8차대회에 참석한 간부들이 안건에 찬성하는 의미로 당대회 대표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둘째줄 중간쯤(사진 오른쪽에서 셋째)에 앉아 있다. [뉴스1]

 
북한은 이날 회의 안건에 중앙지도기관 선거(간부임명)를 포함시키고 있어 김여정을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승격시킬지 주목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1월 3일 국정감사에서 “김여정이 위상에 걸맞는 직책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③대남·대미 메시지 내놓는다 = 김 위원장은 당대회 첫날인 5일 “조국통일위업과 대외관계를 진전시키고 당사업을 강화발전시키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게 된다”고 밝혔다.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스1]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스1]

 
북한은 매번 당대회때 대남 및 대외관계 노선을 공개했는데 이번 역시 '뭔가 있다'고 예고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5년 전 7차 당대회 때는 “하루빨리 분렬의 장벽을 허물고 조국통일의 대통로를 열어 나가야 한다”거나 “우리 대(代)에 반드시 조국을 통일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핵보유국의 지위에 맞게 대외관계발전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잇따라 시험발사하고, 핵무기 완성을 선언하는 출발점이 결국 2016년 7차 당대회였다. 
 
④“경제, 모든 목표 엄청 미달”= 김 위원장은 당대회 개회사에서 “경제발전 목표를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지적했다. 2016년 제시했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일종의 ‘실패 고백’이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자력갱생을 강조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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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통해 대북제재 해제를 추진했지만 2019년 2월 2차 북·미정상회담(베트남 하노이)이 결렬되며 이마저 좌절됐다. 김 위원장은 2019년 말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만큼 자력갱생을 통한 자구책 마련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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