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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절반 접종, 18~55세엔 효과 있다"

중앙일보 2021.01.06 05:00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0 백신. AFP=연합뉴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0 백신. AFP=연합뉴스

영국·유럽·미국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정통 접종 지침'에서 벗어난 여러 가지 형태의 접종 방식이 나오고 있다.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등의 백신 3총사의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주장들이 나온다. 북반구에서 코로나19가 폭발하는 점도 변형 접종 방식 논의를 앞당기고 있다. 변형 방식은 절반 접종, 교차 접종, 시기 늦추기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 백신 변형 접종법 문답 풀이
오명돈·김우주·기모란 교수에 묻다

이런 논란이 일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4일 성명에서 "접종 횟수 또는 양을 줄이거나 2회차 접종 간격을 늘리는 방안, 백신을 조합해 맞추는 방안 등은 임상시험을 해볼만한 사안”이라면서도 “현시점에서 FDA가 승인한 접종량과 일정을 바꾸는 것은 성급하다”고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FDA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변형 접종 방식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전문가 조언을 받아 따져본다. 
 

①절반 접종 유효한가

미국의 백신 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을 주도하는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3일 CBS 방송에서 "모더나 백신 용량을 2분의 1만 투여해 접종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50㎍과 100㎍으로, 화이자는 10,20,30㎍ 그룹으로 나눠 1,2상 임상시험을 했다. 여기서 어떤 용량이 가장 효과적인지 테스트했고, 화이자는 30㎍, 모더나는 100㎍을 선택해 3상시험에 성공했다.  
 
화이자가 세계적인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65~85세 대상 1상 시험에서 화이자 30㎍ 정량 백신은 2차 접종 1주 후 중화항체(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항체) 지수(역가)가 149, 2주 후 206이었다. 20㎍은 1주 후 84, 2주 후 81이다. 10㎍은 각각 79,111이다. 둘이 30㎍에 비해 꽤 낮고 서로 엇비슷하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에게 자문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이 8월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 및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이 8월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 및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20,10㎍의 지수로 면역력을 확보할 수 있나. 
그건 모른다. 중화항체 지수 커트라인에 드는지 따져야 한다. 
커트라인이 뭔가.
3상 시험에서 백신 접종군과미접종군의 중화항체 지수가 나뉘는 경계선을 말한다. 가령 이 지수가 80으로 나왔다면 20㎍만 맞아도 면역력이 생긴다는 뜻이다. 제약회사와 미국·영국 정부는 커트라인을 알고 있을 것이다. 논문에는 없다.
 
미국의 몬세프슬라위가 절반 접종 가능성을 언급한 데는 모더나 백신의 절반 접종 후 면역력 지수가 커트라인을 넘었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같은 mRNA 방식으로 유사하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AFP=연합뉴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AFP=연합뉴스

 
특이한 점이 있다. 화이자 논문을 보면 18~55세 접종군에서는 20㎍의 항체지수가 2차 접종 1주 후 363, 2주 후 292로 매우 높게 나온다. 30㎍ 정량 접종의 361, 163과 유사하다. 젊은 층에는 절반 접종 또는 감량 접종이 효과 있다는 뜻이다. 그리할지는 정부 당국의 결정에 달렸다. 
 

②섞어서 맞아도 되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람이 2차 접종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도 되도록 지침을 개정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분이 없을 경우 다른 백신을 맞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즉각 반박했다. 동일한 백신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첫 백신을 뭘 맞았는지 모를 경우 등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같은 백신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로 제한했다. 오명돈 교수에게 물었다.
 
영국에서 섞어 쓰기(교차 접종)를 허용했다는데.
아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오나.
백신을 충분히 갖추고 2차 접종분이 냉장고에 있다면 한 달 후 같은 걸 맞을 수 있다. 1차에서 다 놓고 냉장고가 비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교차 접종 해도 되나.
데이터가 없어서 판단하기 어렵다. 
어떤 데이터를 말하나. 
서로 다른 약을 쓸 때 원래 방식과 면역지수가 같은지 임상시험을 해봐야 알 수 있다.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나. 
화이자·모더나가 같은 mRNA 백신이라도 물질이 다를 수 있다. 이 백신은 mRNA를 분해해서 없애려는 방해물질(단백질)을 억제해야 한다. 이런 안정화 작업을 위해 폴리에틸렌 글리콜이라는 화학물질이 들어간다. 이게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두 백신에 이 물질이 다르게 들어간다면 알레르기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알레르기에는 아나필락토이드 과민반응 같은 중증 사례도 포함된다. 백신에 보존제 등 여러 물질이 들어간다. 이런 걸 따져보려면 충분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한국에도 섞어 쓰기 예가 있나.
B형간염 백신은 태어나자마자 맞고 1개월, 6개월 후 맞는다. 이 때 다른 회사 제품을 써도 무방하다. 가을에 독감백신을 맞을 때 폐렴 백신을 같이 맞아도 된다. 이런 건 다 임상시험을 해서 안전성을 검증했다. 코로나19 백신도 마찬가지 검증이 필요하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제공〉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도 "교차접종의 근거가 없다. 연구가 전혀 안 돼 있다. 게다가 영국은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유행하는 데라서 백신 접종의 목표가 사망률 감소가 아니라 가급적 많이 놔서 단기간에 집단면역을 형성해 유행을 줄이는 데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는 (영국과 같은) 그런 상황 아니다. 미국도 교차접종이나 접종 간격을 늘리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 기모란 교수도 "우리가 굳이 교차접종을 할 이유가 없다. 영국서도 교차접종을 권고한 게 아니다. B형간염 등 일부 백신은 교차접종을 허용한다. 대부분 그런 경우는 임상시험을 거친 것"이라고 말했다. 기 교수는 "한국은 (교차접종 관련) 임상시험 걱정을 안 해도 될 듯하다. 영국이 해줄 듯하다"고 말했다.
 

③접종 간격 늦춰도 되나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코로나19 백신 1회차와 2회차 접종 간격을 4주에서 12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백신 가운데 얀센 제품은 1회만 접종하면 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등은 2회 접종한다. 제약사의 권장 간격은 화이자 3주,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 4주이다. 오명돈 교수에게 물었다.

 
접종 간격을 늦추자는데.
영국의 현실이 급박해서 어쩔 수 없이 그런 상황이 된 것 같다. 이상적인 방향은 아니다. 
제약사 논문에 그런 게 없나.
아스트라제네카 논문을 보면 6주 이내 2차 접종자는 면역 형성률이 53.4%, 6주 이상은 65.4%로 나와 있다.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은 접종 주기대로 할 것 같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황수연·이태윤·이우림 기자 ssshin@joongang.co.kr
 
국내 도입 코로나19 백신 비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국내 도입 코로나19 백신 비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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