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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최 주한호주대사 "韓, 글로벌 외교력 충분…호주가 파트너"

중앙일보 2021.01.05 10:48
최장수 재임 기록을 세우고 8일 이임하는 제임스 최 주한 호주 대사는 중앙일보와 한 고별인터뷰에서 ″호주는 한국의 강력한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달 코리아중앙데일리와 인터뷰하는 최 대사. 박상문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최장수 재임 기록을 세우고 8일 이임하는 제임스 최 주한 호주 대사는 중앙일보와 한 고별인터뷰에서 ″호주는 한국의 강력한 전략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달 코리아중앙데일리와 인터뷰하는 최 대사. 박상문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한국은 북핵 문제 같은 당면 과제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역량이 충분하고, 호주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함께 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오는 8일 이임을 앞둔 제임스 최(51) 주한 호주 대사는 중앙일보와의 고별 인터뷰에서 “역내에서 한국과 호주만큼 많은 공통점을 가진 나라들도 없다”며 이처럼 말했다. 첫 한국계 호주 대사로 2016년 12월 취임 당시부터 주목받았던 최 대사는 “나를 만난 한국 젊은이 중 단 한 명이라도 새로운 사고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면, 공공외교를 위해 애쓸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장수 재임 기록을 세우고 떠나는 최 대사를 지난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종로에 있는 대사관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임기를 마친 소회는.
양국 간 전략적 관계가 더욱 발전하는 시기에 대사로 있을 수 있어 영광이었다. ‘한국계 대사’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지 않았느냐고들 하는데, 아니다. 호주에서 자랐지만, 한국과는 항상 강하게 연결돼 있었다. 내가 대사로 온 것 자체가 다양성과 개방성 등 호주가 중시하는 가치를 보여준다. 이런 측면을 한국민들이 보다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임무 중 하나였다.
지난 11월 열린 제41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제임스 최 주한 호주 대사(왼쪽)와 최정우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1월 열린 제41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제임스 최 주한 호주 대사(왼쪽)와 최정우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정확한 인식이라고 한다면.
많은 한국 분들이 양국 간 긴밀한 경제적 파트너십이나 활발한 인적 교류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데, 호주가 글로벌 외교ㆍ안보 무대에서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 국가인지는 잘 모른다. 호주와 한국은 외교ㆍ국방 (2+2) 장관회의를 정례적으로 여는데, 이는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발전하는 강력한 토대가 될 것이다. 두 나라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무역 국가이며 역내에 호주와 한국만큼 많은 공통점을 공유하는 국가들은 없다.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북쪽, 호주는 남쪽 길목에 있다. 특히 지금처럼 갈수록 국제적 법치가 도전받고 미ㆍ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선 양국이 협력할 일이 더 많다. 강대국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주권을 지키기 위해, 움직일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말이다. 우리가 사는 지역의 미래는 우리가 그려야 한다.  
2018년 1월 평창겨울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참여한 제임스 최 주한 호주 대사. [연합뉴스]

2018년 1월 평창겨울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참여한 제임스 최 주한 호주 대사. [연합뉴스]

호주는 명실공히 ‘중견국 외교’의 최강자다. 비결은 무엇인가.
호주는 항상 원칙과 가치, 우리의 주권을 수호할 수 있는 규칙을 중시해왔다. 자유와 법치,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싸워왔다. 이런 원칙들이 호주 외교정책의 기반이다. 한국은 한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힘을 갖고 있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정학적 현실은 한국이 동북아의 제로섬 게임에 갇히는 배경이 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런 당면한 문제를 넘어 지역과 세계에서 보다 강력한 역할을 할 역량이 있다. 이를 위해 비슷한 가치와 이익을 추구하는 역내 파트너들이 필요할 텐데, 호주는 언제나 한국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  
임기 동안 특히 활발한 공공외교를 펼쳤는데.
스포츠 관련 공공외교 활동, 대학 강연 등을 통해 한국의 젊은이들과 만난 경험 등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숙명여대 강연에서 한 학생이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만 따르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살아왔는데, 이제는 창의적으로 생각하라고 한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했다. 나도 한국인 부모님 밑에서 자랐기에 그게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안다.(웃음) 꿈을 좇으며, 그들 스스로 나름의 성공의 기준을 정하고, 보다 넓은 안목으로 미래를 보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내 조언을 통해 한국 젊은이 중 단 한 명이라도 틀에 박히지 않은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영감을 얻었다면, 공공외교에 쏟은 노력이 충분한 가치가 있다.
2017년 11월 중앙서울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제임스 최 주한 호주 대사. [중앙 포토]

2017년 11월 중앙서울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제임스 최 주한 호주 대사. [중앙 포토]

양국 간 수소 경제 분야 협력이 단기간 내에 크게 활성화했는데.
수소 공급 체인을 구축해 두 나라를 연결하는 것이 핵심인데,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낙관적으로 본다. 정책적 뒷받침에 따라 과학 기술 분야의 혁신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내에 재생 가능 자원으로 만든 호주산 수소가 한국으로 선적되는 광경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난 4년간 북핵 국면이 요동을 쳤다. 북한 문제에 대한 호주 정부의 입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한 역학 구조를 바꾸기 위해 한 노력을 환영한다. 우리는 물잔이 반이나 빈 게 아니라 반이나 채워졌다고 생각해야 한다. 대화 채널을 구축해 국제사회의 메시지를 북한에 직접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할 경우 명확한 대가를 치르도록 압박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압박과 대화 병행이라는 접근법을 국제사회가 단합해 취해야 한다.  
유지혜ㆍ박현주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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