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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단계 비웃은 '노마스크' 댄스...오전 7시 헌팅포차는 만석

중앙일보 2021.01.05 05:00
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헌팅포차 내부 모습. 채혜선 기자

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헌팅포차 내부 모습. 채혜선 기자

“점심때만 한산해요. 오후 2~3시면 꽉 차요.”

4일 오전 11시 30분 경기도 수원시의 한 헌팅포차. 매장 직원은 “대기 줄 기니까 일찍 와서 기다리세요”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전 5시에 문을 연다. 오전 7시만 돼도 거의 만석”이라고 업소 자랑을 했다. “4인 이하로 오면 입장이 가능하다”는 ‘방역 수칙’ 안내도 했다. 200석 규모의 매장엔 30명 가까운 손님이 앉아 있었다.
 
손님들은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1990년대 인기곡에 맞춰 몸을 들썩이고 있었다. 좌석은 대부분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매장 직원을 빼고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친구와 함께 왔다는 20대 여대생은 “요새 밤늦게까지 못 놀아서 아쉬운 마음이 컸다”며 “(가게 여는) 시간 맞춰 놀러 나왔다”고 했다. 손님들은 방학을 맞은 대학생, 직장에 나가지 않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심야 금지? 그럼 새벽에…‘성업 중’

3일 오전 2시 53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지하 1층 유흥업소에서 20대 업주와 손님 70명이 감염병예방법률 위반 혐의로 붙잡혔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부산경찰청

3일 오전 2시 53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지하 1층 유흥업소에서 20대 업주와 손님 70명이 감염병예방법률 위반 혐의로 붙잡혔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부산경찰청

수도권에서만 적용해왔던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전국으로 확대됐지만, 이를 비웃듯 곳곳에서 ‘방역 구멍’인 업소가 성업 중이다. 오전 5시에 문을 열고 ‘새벽 영업’을 하는 업소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방역 당국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수도권 내 모든 음식점의 매장 내 취식을 금지하고 있다.
 
한 헌팅포차 프랜차이즈의 일부 지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오전 5시에 문을 연다”고 공지글을 올렸다. 함께 올라온 동영상에는 헌팅포차 안에서 마스크를 내린 채 춤을 추는 손님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동영상에는 “이게 K방역의 실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대가 나오는 이유다” 등 비난 댓글도 여럿 달렸다.
 
관리 감독 권한이 있는 지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헌팅포차들이 일반음식점으로 신고돼 집합금지 처분이 내려진 유흥시설과 달리 오후 9시∼오전 5시를 제외한 시간에는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원시의 한 관계자는 “지금 문을 연 헌팅포차들은 간판에서 헌팅포차 등 문제 소지가 있는 단어를 지우고 영업하고 있다”며 “민원이나 신고가 들어오면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업체 수가 워낙 많다 보니 모든 업체를 점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낮술 금지 지자체도

안산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안산 말해드립니다' 캡처

안산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안산 말해드립니다' 캡처

새벽 영업을 금지한 지자체도 있다. 전남 순천시는 지난 3일 낮술 등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오전 5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식당의 주류 판매를 막겠다는 내용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번 행정명령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반사항은 무관용을 원칙으로 형사고발과 함께 강력한 행정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썰매 등 겨울철 놀이도 또 다른 집단감염의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경기도 안산 등의 지역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얼어붙은 시내 탄천에서 썰매 등 야외 활동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이를 본 지역 주민들은 “이러니 코로나19가 안 끝나지” “지금 같은 시국에서 나가 노는 건 자제하자” 등과 같은 댓글을 달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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