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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론 이낙연 국민통합에 맞불? 이재명 "기득권 카르텔 개혁"

중앙일보 2021.01.04 17:41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기득권 카르텔을 개혁하는 것이 곧 민생"이라며 개혁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발표하는 모습.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기득권 카르텔을 개혁하는 것이 곧 민생"이라며 개혁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발표하는 모습. 뉴스1

“각종 인허가, 국토계획, 도시계획, 부동산정책 등으로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고위공직자는 주택임대사업을 못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재명 경기지사가 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위공직자 주택임대사업 금지 의견을 묻는다”며 남긴 글이다. 이 지사는 “일하지 않고 돈을 버는 투기가 횡행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부동산값에 영향을 미치는 고위공직자마저 부동산 투기에 나서게 놔둬야 할까”라고 적었다. 
 
의견을 구하는 형식을 취했으나, 무게는 고위공직자 임대사업 금지 쪽에 실려 있었다. 실제 경기도는 4급 이상 공무원의 임대사업 금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엔 4급 이상 공무원에게 다주택 처분을 권고한 뒤 이를 승진 인사에 반영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지만, 이 지사의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이 지사는 관료 권력을 비롯한 기득권 개혁이 곧 민생 정책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득권 개혁 안 하면 정부 무너져”

 
여권 유력 대선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 지사는 새해 들어 더욱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날에는 SNS에 “기득권 카르텔을 개혁하지 않으면 지지율 87%의 민주정부도 무너진다”고 적었다. 브라질 노동자당의 몰락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위기의 민주주의’를 언급하면서다. 이 지사는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하기엔 기시감이 든다”며 “뿌리 깊은 기득권 구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는 정부도 이렇게 쉽게 무너진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특히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에 몰두하는 것을 비판하지만, 시민의 삶과 기득권 구조 개혁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선후의 문제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기득권 카르텔을 개혁하는 것이 곧 민생이며, 이들을 내버려 두고는 어떠한 민생개혁도 쉽게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게 설명이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새해 들어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구상을 밝혔다.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새해 들어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구상을 밝혔다. 뉴시스

공교롭게도 이 지사가 ‘기득권 카르텔 개혁’을 언급한 시점은 대선 경쟁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 통합을 말한 직후였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관련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마친 직후 “정치 또한 반목과 대결의 진영 정치를 뛰어넘어 국민 통합을 이루는 정치로 발전해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의원들 사이에선 “이 대표의 국민통합론에 맞서 이 지사가 ‘중단 없는 개혁’이란 맞불은 놓은 셈","당원들을 향해 차별화된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재명 신년사는 ‘기본소득’

 
이재명 지사는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자신의 핵심 정책 의제인 기본소득을 거듭 강조했다. 사진은 이 지사가 지난달 28일 도청 출입기자실을 방문해 출입기자들과 환담을 나누는 모습. 경기도청 제공

이재명 지사는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자신의 핵심 정책 의제인 기본소득을 거듭 강조했다. 사진은 이 지사가 지난달 28일 도청 출입기자실을 방문해 출입기자들과 환담을 나누는 모습. 경기도청 제공

이 지사는 지난 1일 신년사에선 “경제적 기본권 확대로 미래를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대출 등 기존에 추진해 온 ‘기본 정책 시리즈’를 열거하면서 “공동체 전체가 함께 일군 사회적인 부를 나누어 누구나 인간다운 최소한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경제적 기본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국민에게 소득 구분 없이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 정책은 이 지사의 오랜 지론이다. 이 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논의 때도 전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기본소득형 재난지원금’을 주장했다. 야권에선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국가 재정 건전성을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비판해 왔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지사는 신년사에서 “일부에서 악의적으로 곡해하는 것과 달리 경제적 기본권은 헌법과 국제규약에도 명시된 주권자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기본소득 정책은 향후 이 지사의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핵심 공약이 될 전망이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는 사회·경제적으로 과감한 개혁을 지속해야 한다고 본다”며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대출은 이 지사의 핵심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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